[신나는 공부]“식사 세수처럼 영어는 내 생활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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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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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T만점 중1 김현수 양

“단어를 매일 100개 외우고 문제집을 풀면서 영어공부하려고 하면 영어가 얼마나 싫어질까요? 밥 먹고 양치질하는 것, 매일 세수하는 것처럼 영어를 습관으로 만들어보세요. 그것보다 더 좋은 습관은 없을 걸요?”

최근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주관한 iBT(internet-Based Toefl) 시험에서 120점 만점을 받은 대원국제중 1학년 김현수 양(13·사진)은 “생활 속에서 영어와 친해지라”고 강조했다.

김 양의 영어실력은 ‘토플 만점’으로만 설명하기 부족하다. 올해 IET(대원외고와 미국 조지워싱턴대가 공동 개발한 국제영어학력평가대회)에서 전국 대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전국 규모 대회에서 받은 수상실적이 수두룩하다. 초등학교 때만 스무 건이 넘을 정도. 하지만 해외연수나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놀라운 영어실력의 비결은 어려서부터 영어를 자연스레 접하도록 했던 어머니 이우숙 씨(47)의 지도법과 영어를 즐기면서 꾸준히 공부해온 김 양의 학습법에 있었다. 이 씨는 “부모는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면서 시험이나 대회를 통해 실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목표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양은 어릴 때부터 ‘헤라클레스’ ‘미녀와 야수’와 같은 디즈니 만화영화를 즐겨 봤다. 화면 하단에 나오는 한글 자막은 스스로 종이를 대어 가렸다. 김 양은 “쉬운 영어표현을 들을 수 있는데도 자막이 있으면 자막에 눈이 간다”면서 “영어공부를 하려면 자막 없는 비디오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했다.

김 양은 공룡을 무척 좋아했다. ‘공룡학자’가 되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다. 공룡에 관한 영어그림책을 수십 권 읽었다. 처음에는 글보다 그림이 많았지만 차츰 단계를 높여가며 영어책 읽기에 익숙해졌다.

초등학교 때는 판타지 소설에 빠졌다. ‘해리포터’ 시리즈 중 좋아하는 부분은 수백 번을 반복해 읽었다. 어떤 구절은 문장을 통째로 외울 정도. 영국 작가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과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도 반복해 읽었다. 김 양은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는 쉬운 영어책을 골라 읽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 양은 초등 1학년 때부터 영어로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졌다. 학교 숙제로 일기를 쓸 때 일주일에 두세 편은 영어로 일기를 썼다. 이때 기른 쓰기 실력은 고학년이 되어서 에세이 쓰기에 도움이 됐다.

인터넷도 영어공부에 활용했다. 미국의 가상 애완동물 육성사이트인 ‘네오펫’은 초등학교 때 김 양이 즐겨 찾던 인터넷 사이트. 한국어 서비스가 지원되지만 김 양은 영어버전으로 이용했다.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올린 동영상을 클릭해 보고 영어로 댓글을 다는 것도 김 양의 취미 중 하나다.

김 양은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쉬는 시간 10분 동안 영어로 이야기하자’는 규칙을 정해 영어 말하기를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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