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사장 퇴진’ 총파업 투표 부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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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號’ 힘 받을 듯

KBS 노조가 김인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2일까지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가 부결됐다. 이로 인해 노조집행부 신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전체 재적 조합원 4203명 중 3553명(84.5%)이 참가해 2024표(48.2%)의 찬성표가 나왔으나 파업 가결을 위해 필요한 재적인원 과반수 2102명을 넘지 못했다. 이번 파업 찬반투표 부결은 1991년 서기원 사장 시절 노조가 구속자 원직복귀를 주장하며 벌인 찬반투표가 부결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김인규 사장은 취임 이후 노조의 출근 저지에 부닥치기도 했으나 총파업이 부결되면서 앞으로 행보가 가벼워졌다. 한 중견 간부는 “김 사장이 지난 대선 캠프에 참가했다는 전력 논란에 대해 KBS 직원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김 사장을 신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예상 밖의 결과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이번 찬반투표는 노조 강경파와 정연주 전 사장 지지세력인 사원행동이 이끌었다. 강동구 노조위원장이 단식투쟁을 하며 총파업 찬성을 독려했지만 부결돼 김 사장 퇴진 투쟁은 급격히 힘을 잃게 됐다.

박홍서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부결될 경우를 대비한 안을 마련해 놓지 못했다”며 “파업을 못한다면 노조가 할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김 사장은 3일 ‘뉴스 9’ 방영 전 공영방송 추진 의지 등을 담은 시청자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투표 결과 여파가 안정될 때까지 잠정 연기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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