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산업도시인 울산에서 ‘산업폐기물 제로화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기업의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등을 최대한 줄여 울산공단을 생태산업단지(EIP·Eco-Industrial Park)로 조성하려는 것이다.
울산공단 내 폐기물 처리업체인 ㈜유성은 폐기물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인근 한국제지에 판매하고 있다. 폐기물 소각으로 얻어지는 열의 재활용을 통해 두 회사가 얻는 경제효과는 연간 26억 원.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연간 1만4810t 정도 줄이고 있다. 울산시가 관리하는 성암소각장도 울산 전역에서 수거된 쓰레기(하루 최대 200t)를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열로 시간당 40t의 스팀을 생산하고 있다. 이 스팀을 인근 ㈜효성 용연공장에 판매해 울산시와 효성이 얻는 경제효과는 연간 71억 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5만5500t 감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소각시설에서도 스팀을 생산해 에너지로 사용하며, 울산 남구 매암동 지역 기업 간 스팀 스와프(steam swap)를 통한 에너지 네트워크, 울산석유화학단지 활성 슬러지 재활용 네트워크 등도 조만간 사업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울산공단에서 추진하는 이런 생태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대상 기업은 총 23곳. 이 중 5곳은 완료됐고, 5곳은 완료 직전이다.
한국산업개발연구원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분석한 결과 이들 10곳의 해당 사업이 본격 실시되면 울산공단에서 얻는 경제효과는 연간 504억6000만 원. 이산화탄소와 폐기물 등 부산물 배출량은 각각 약 28만 t과 2만5000t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충북대 반영운 교수는 “현재 시범 사업을 벌이는 국내 생태산업단지 가운데 경제적 이익 창출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등에서 울산공단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5년부터 울산공단 등 8개 공단 30개 단지를 대상으로 생태산업단지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까지 1단계는 생태산업단지 구축 사업을, 내년부터 2014년까지 2단계는 자원순환 네트워크 확산을, 2015∼2019년의 3단계는 한국형 생태산업단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 주최로 지난달 22일 울산에서 열린 ‘2009 녹색성장을 위한 생태산업단지 국제 콘퍼런스’에서 미국 미네소타대 서상원 교수는 “자원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생태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생태산업단지: 먹이사슬로 공생하는 자연 생태계의 원리를 산업에 적용하는 개념. 산업단지 내 공장과 공장을 서로 연결해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과 에너지 등을 다른 공장의 원료 또는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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