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前 회장 ‘형제의 난’ 이후 단골식당 발길도 끊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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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검 않기로… 오늘 영결식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의 주변인들의 말에 따르면 고인은 두산 일가에서 제명당한 후 심한 외로움과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밤 서울대병원을 찾은 박 전 회장의 한 친척은 “음식을 즐겨 드셨던 고인이 ‘형제의 난’ 이후 형제들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즐겨 찾던 단골 식당마저 모두 발길을 끊을 정도였다”며 “지독한 소외감과 외로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호방한 분이었는데 놀랍고 참담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인이 복역 중인 차남 박중원 씨의 형 집행 정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아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박 전 회장이 2005년 두산산업개발(현 두산건설) 지분을 요구했다가 형제들과 갈라선 것도 맏아들인 박경원 성지건설 부회장이 두산을 나와 벤처에 투자했다가 어려움을 겪은 데서부터 시작됐을 만큼 자식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는 것이다.

5일에도 박 전 회장의 빈소에는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구자학 아워홈 회장을 시작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 허창수 GS홀딩스 회장 등이 조문했고, 오후에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또 정운찬 국무총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수성 이홍구 전 국무총리, 오명 건국대 총장, 김종량 한양대 총장 등 관계 및 교육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박 전 회장의 사망 원인을 자살로 결론짓고 부검 없이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했다. 유족 측은 오후 5시 입관식을 가졌다. 고인은 6일 오전 영결식이 끝난 후 선산인 경기 광주시 탄벌리로 운구돼 부인인 고 최금숙 여사와 합장될 예정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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