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는 기본… 해외인턴도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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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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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무역협 설명회 300여명 몰려
“졸업후 3년미만 선호”에 희비엇갈려

2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 무궁화홀에서 열린 ‘해외취업 및 인턴십 사업설명회’에서 중국 난징 잉톈대
임복순 교수가 참가자 300여 명에게 중국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많은
질문을 쏟아내는 등 해외 인턴십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훈구 기자

2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 무궁화홀에서 열린 ‘해외취업 및 인턴십 사업설명회’에서 중국 난징 잉톈대 임복순 교수가 참가자 300여 명에게 중국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많은 질문을 쏟아내는 등 해외 인턴십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훈구 기자
“국내에서 취업이 잘 안되니까 해외를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해외로 나가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2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 무궁화홀에서 열린 ‘해외취업 및 인턴십 사업설명회’에서 만난 정모 씨(29·여)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입사지원서를 수십 번 써봤다’는 정 씨는 “잇따라 취업에 낙방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설명회에 참석했다”면서 “하지만 외국어 소양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는 등 해외 인턴십도 국내 취업만큼이나 어려운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설명회장에는 각 대학 관계자, 인턴십 희망자 등으로 300여 개의 좌석이 거의 들어차 해외 인턴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참석자 중에는 대학생이 많았지만 정 씨처럼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하지 못한 20대 후반의 구직자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대학 졸업 후 3년째 한 행정기관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20대 후반의 남성은 설명회에서 “국내 기업은 졸업자들을 꺼리는 편인데 해외 인턴십은 졸업자들도 지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강연자로 나선 강창현 ‘일한(日韓) 인턴십협회’ 부회장이 “졸업한 지 3년 미만의 지원자를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답변하자 구직자들의 얼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안도의 표정을 짓거나, 낙담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구직자 김모 씨(23·여)는 “참석자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해외 인턴 경쟁도 치열할 것 같다”며 “해외 취업을 생각하고 있지만 정보가 별로 없어 답답하던 차에 이곳에 오게 됐다”고 했다. 대학교 3학년인 최모 씨(24)는 “정부가 주관하는 대학생 해외 연수 취업 프로그램도 있지만 학생들의 평가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인턴십 기회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설명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치밀한 준비 없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외 인턴십에서 취업의 대안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많았다. 강창현 부회장은 “아무런 준비 없이 외국으로 나가면 청소, 서빙 등 단순 노동직밖에 할 것이 없다”며 “국내 취업을 준비하는 것처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복순 중국 난징(南京) 잉톈(應天)대 교수는 “중국 인턴십에서 받는 월급 수준은 한국보다 낮다”며 “해외 인턴기회를 국내 취업 실패의 도피처 정도로 생각하면 백전백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자 40여 명과 함께 설명회를 참관한 부산 동서대 배수한 교수는 “지방대생의 취업이 갈수록 힘들어지면서 1, 2학년 때부터 해외 인턴십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다”면서 “지금은 주로 지방자치단체, 대학들이 주도해 해외 인턴십 기회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왕이면 중앙 정부의 지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산하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측은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능력 있는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날 설명회를 마련했다”며 “106개국의 협회 지회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인재들에게 해외 인턴십 및 취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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