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동춘서커스 ‘한국의 곡예’ 문 열고 문 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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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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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전통… 운영난 못이겨
내달 15일 청량리서 고별공연

84년의 전통을 지켜온 한국 첫 곡예단 ‘동춘서커스단’(단장 박세환·사진)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국내에 남은 마지막 곡예단인 동춘이 해체되면 한국 서커스 장르의 맥이 사실상 끊길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단장(65)은 21일 “빚이 너무 많이 쌓여 더는 운영이 어렵다”며 “11월 15일 서울 청량리 공연을 끝으로 단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활동을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서커스단이 지난해 불경기로 큰 손실을 본 데다 올해 신종 플루 유행으로 사람들이 대형 공연장을 꺼리고 지방 축제가 잇따라 취소돼 채무가 누적됐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한 번 공연에 관객이 1000명은 들어야 유지하는데 최근에는 100명도 오지 않아 매달 5000여만 원의 단원 월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서커스는 조연 한 명을 양성하는 데 3년 이상 걸리는데 동춘이 지금 해체된다면 한국 서커스는 명맥이 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춘은 1925년 동춘 박동수 선생이 조선인을 모아 창단한 국내 첫 곡예단으로 전성기인 1960, 70년대엔 단원이 250여 명에 달했고 허장강 서영춘 배삼룡 이주일 등 유명 연기자를 배출했다. 동춘의 현재 단원은 50명 정도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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