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부장 ‘병정’ 동원 대리도박… 순식간에 수백억 큰돈 날려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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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액중 일부 고액 수표 주변 인물로 흘러가 조사

동아건설의 회삿돈 1898억 원을 횡령한 박모 씨(48)가 수백억 원(추정)의 큰돈을 도박으로 탕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병정’을 고용해 대리 도박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병정’은 카지노 게임 등 도박을 할 때 자기 돈으로 게임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베팅만 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카지노 등 도박장에서 게임에 걸 수 있는 돈이 제한돼 있는 경우나 자신이 도박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 병정을 고용해 베팅액을 높이기도 한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VIP룸에서 한 사람이 게임 한 번에 걸 수 있는 돈을 1000만 원으로 제한하다가 지난해 8월 테이블당 6000만 원으로 고쳤다. 베팅 제한 당시에는 다른 병정을 동원해 대리 도박을 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카지노에서뿐만 아니라 경마장 등 다른 도박장에서도 주변 인물들을 통해 대리 도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은 박 씨가 빼돌린 회삿돈의 일부가 고액권 수표로 박 씨 주변인물에게 흘러간 것을 확인하고 관련자 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는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씨는 “실제로 돈을 빌린 적은 없었다”며 “이들이 도박을 대신 해주고 돈을 잃으면 내가 돈을 나중에 또 줬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카지노 게임장, 경마장 등에서 큰돈을 도박에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빼돌린 돈이 모두 도박 게임을 하는 데만 쓰였는지는 불명확한 상황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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