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는 신사답게… 명예-배려는 소중하게”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김준규 검찰총장 취임… 첫날부터 업무시작 ‘파격’

김준규 신임 검찰총장(사진)은 20일 “검찰이 지난 60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하지만 국민의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다”며 “앞으로 수사는 신사답게, 페어플레이정신, 명예와 배려를 소중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기존의 수사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라며 “죄를 저지른 사람의 지위나 신분이 높건 낮건, 힘이 있건 없건 고려치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민들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다가 부득이 저지르게 되는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겠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학연과 지연으로 모이고, 검사와 직원으로 나뉘는 잘못된 문화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며 검찰조직 내의 ‘소통’도 주문했다.

김 총장이 직접 작성한 취임사는 짧은 문구와 구어체 표현을 주로 사용하면서 한자성어 같은 어려운 표현을 피해 역대 검찰총장들의 취임사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취임식도 취임사와 직원 신고만으로 간소하게 치렀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기간임을 감안해 당초 예정했던 다과회는 취소했다.

김 총장은 취임식 직후 중앙수사부 등 대검 각 부서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곧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대검 간부와 직원들은 관례대로 취임식 다음 날부터 업무보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가 김 총장이 “취임식 직후부터 저녁까지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지시해 전날 밤늦게까지 업무보고 준비로 분주했다. 취임식 직후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장기간 지휘부 공백으로 느슨해진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고 업무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무부는 21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안의 기조를 논의한다. 이번 인사는 차장 및 부장검사급 중간간부들이 자리이동을 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소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사발표 시기는 24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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