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공사장에 묻힌 ‘코리안 드림’

입력 2009-07-27 02:57수정 2009-09-2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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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서 철골구조물 붕괴… 베트남인 2명 등 5명 사망 8명 부상

경기 의정부시의 경전철 공사현장에서 상판을 연결하는 철골구조물이 무너져 인부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25일 오후 7시 20분경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드림밸리 아파트 인근 부용천변 경전철 공사 현장에서 12m 높이의 교각 위에 있던 대형 철골 구조물 2개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15명 중 레휘종(37), 누엔종또 씨(37) 등 베트남 인부 2명과 김영진(38), 조현동(25), 지용철 씨(56) 등 모두 5명이 숨졌다.

무너진 철골구조물은 폭 6m, 길이 30m의 론칭 거더(Launching Girder)로 교각과 교각 사이를 옮겨 다니며 콘크리트 구조물을 끌어올려 교량 상판을 결합하는 장비다. 사고는 교각 기둥을 세우면서 중심을 잡는 세그먼트 가설 작업 도중 폭 1m, 길이 15m, 무게 25t의 상판이 론칭 거더와 함께 넘어지면서 일어났다.

경찰 조사 결과 수십 t의 철골 구조물 설치 작업이 차량과 시민 통행이 많은 도로 위에서 진행되는데도 안전장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인부는 “하루 공사는 오후 6시까지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종종 밤 12시까지도 일했다”고 밝혔다.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는 “운전자의 조작 미숙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로 공기가 4개월 정도 늦어지겠지만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인부 2명의 빈소가 차려진 의정부시 중앙병원 장례식장에는 같은 나라에서 온 근로자 20여 명이 찾아와 동료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숨진 레휘종과 누엔종또 씨는 같은 고향 출신으로 부모의 병원비, 아들딸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2007년 3월 입국했다. 이들은 매일 야간 잔업까지 하는 등 쉬지 않고 일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공사 현장 기숙사에 거주했고 가족들에게 전화도 하지 않았다. 내년 3월 출국할 예정이었던 이들은 지인들에게 “몸은 힘들지만 월급 160만 원 중 130만 원을 고향으로 보내고 있다. 아픈 부모님의 병원비와 자식들의 학비를 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누엔종또 씨의 조카 웬피난(35·여) 씨는 “돈이 아까워 사랑하는 가족이 보고 싶어도 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는데 하늘도 무심하다”며 울먹였다.

의정부=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영상=동아일보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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