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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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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으로 번 돈 학생 위해… 소외된 지역에 학교 세웁니다”
‘교과+전문 입시컨설팅’ 색다른 학교 2011년 개교 계획
학생에게 눈높이 맞출 때 그 학생이 원하는 것 알 수 있어
꼭 필요한 원리-개념 제대로 짚어주는 온라인 강의도 준비
○ “교육업체의 본질은 학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청솔학원은 강남청솔학원에서 재수학원으로 출발했다. 재수생들은 진로문제, 집안문제, 이성문제 등 고민이 많아서 자신의 상황을 들어주고 조언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청솔학원 강사들은 자연스레 수업을 잘하는 것 못지않게 학생들과의 정서적 교류를 중요시하게 됐다. 김 대표는 “지금도 청솔학원에서 강사들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학생들에 대한 강사의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강사로 활동하던 시절에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그는 10년 전 강남청솔학원에서 최하위권 반의 담임을 맡았다. 입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48명의 학생 중 30명이 서울 시내 중상위권 대학에 합격했다.
“별다른 티칭 스킬(teaching skill)이 있었던 게 아니라,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했어요. 학생들은 ‘이 선생님이 나한테 관심과 애정이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점점 인간적인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거든요. 그러면 둘이서 함께 학습법, 진로 등을 고민하곤 했지요.”
김 대표는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싶다면 강사들이 다음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말을 꺼냈다.
첫째는 학생들에게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다. 청솔학원 담임 강사 중에는 매일 수업이 끝나도 학원에 남아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이를 “청솔학원만의 문화”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강사 개개인이 입시 전문가, 학습법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입시제도의 변화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입시 전반을 꿰뚫어볼 수 있는 입시 전문가,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 학습법 이외에 다른 과목 학습법도 알고 있는 학습법 전문가가 되어야만 학생이 가진 문제점을 판단하고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수업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강사 본인이 아는 것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학생들이 모르는 것을 짚어내서 명쾌하게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자연스레 수업 능력도 키워진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봐도 각 학생이 그 문제를 왜 틀렸는지,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
○ “교육컨설팅 사업 시작, 올해 온라인 사업 뛰어들고 내년엔 학교 설립할 것”
청솔학원은 현재 서울 경기 지역에 오프라인 직영학원 10곳을 가지고 있다. 재수생을 중심으로 하는 학원이지만 중고교생 반도 있다.
청솔학원은 그동안 정평이 나있던 입시분석 노하우를 살려 올해 6월 ‘CS 교육컨설팅’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CS 교육컨설팅은 △학생의 능력을 영역별로 진단해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짜서 주 단위로 매니저가 관리해주는 ‘학습 컨설팅’ △내신, 모의고사 등 성적을 분석해 목표 대학과 전반적인 공부 방향을 설정해주는 ‘입시 컨설팅’ △국내 대학의 국제학부나 글로벌 전형, 유학 등을 목표로 하는 학생을 위한 ‘유학 컨설팅’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분당 청솔학원 원장으로 있던 시절부터 교육컨설팅을 역점을 두고 키웠다”고 말했다. 수시전형이 강화되면서 비교과를 어떻게 해야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학부모가 많았기 때문이다. 마침 입학사정관 전형이 도입되어 CS 교육컨설팅도 학부모들의 관심을 한층 많이 받게 됐다.
올해 연말에는 온라인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메가스터디 등 온라인 교육업체들의 ‘스타 강사 마케팅’을 따라하지 않고 기존 사이트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스타 강사 한 명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전국에 굉장히 많아요. 공부 잘하는 학생부터 공부 못하는 학생까지 다 같은 강의를 듣는 거죠. 사실 상위권 학생이나 하위권 학생은 유명하다는 강의를 구입해서 들어도 자신의 수준에 맞는 내용은 일부밖에 안 돼요.”
김 대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제별로 필요한 것, 원하는 것만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를 만들고 있다. 온라인 강의의 성취도를 측정하고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온라인에는 수능 출제 매뉴얼에 맞춰 문제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강의가 별로 없기 때문에 교과 과정에서 꼭 필요한 원리나 개념을 정리해주는 강의를 만들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청솔학원이 학생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얄팍한 기술(스킬)을 가르치지 않고 원리를 이해해서 응용하는 능력을 가르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믿음이다.
청솔학원의 온라인 강의 사이트는 재원생을 대상으로 10월 중순쯤 베타서비스를 시작해, 겨울방학을 앞둔 12월 말 본격적으로 열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연극배우와 영화배우가 다르듯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강사가 온라인에서 잘하리란 법은 없다. 남은 기간 온라인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학원으로 돈을 벌었으니 학교를 지어 사회에 부를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형사립고가 될지, 일반고가 될지 모르지만 소외된 지역에 내려가서 학교를 세우려고 한다. 내년에 학교를 인수하거나 설립한 뒤 2011년 개교하기 위해 학교 설립 태스크포스(TF)까지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청솔학원이 만든 학교는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교과, 비교과를 균형 있게 배우고 입시분석 컨설팅도 제공하는 우수한 학교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