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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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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서정선 교수는 8일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게놈(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게놈 지도는 개인의 게놈을 완전히 해독해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같은 염기서열로 나타낸 것이다.
서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0대의 건강한 한국인 남성 1명의 게놈을 완전히 해독했다”면서 “개인의 게놈 지도를 완성한 것은 미국 영국 중국에 이어 세계적으로 네 번째”라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자신의 게놈이 해독된 인물은 1953년 DNA 이중나선 구조를 최초로 밝힌 제임스 왓슨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9일자에 게재된다.
이번 게놈 지도의 특징은 분석 정확도를 99.94%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한국인 남성(AK1)의 게놈을 평균 30차례 시퀀싱(염기서열 분석)했다. 염기 수로 따지면 약 900억 개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을 판독한 셈. 20번 염색체는 평균 150차례나 분석했다. 서 교수는 “게놈 지도가 정확해야 개인별 맞춤의학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발표로 누가 한국인 게놈 지도를 처음으로 완성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천의과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김성진 원장의 게놈 지도가 작년 12월 해독돼 올해 5월 ‘게놈 리서치’라는 국제저널에 발표됐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게놈 분석의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한국인 최초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천의과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안성민 교수는 “김성진 원장의 게놈을 29차례 분석했으므로 서 교수팀의 연구와 비교해 정확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