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강사들 2000여회 포커 도박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초등교사 등 13명 입건
판돈 마련 불법과외도

초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하면서 방과 후 불법과외로 돈을 벌고 집에서는 수백만 원 판돈을 건 도박을 일삼은 영어강사 등 외국인들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3계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신의 집에 방음벽을 설치한 사설도박장을 차려놓고 2007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최소 2000회 이상 포커 도박판을 벌인 서울 S초등학교 영어교사 G 씨(29·캐나다)와 도박에 참가한 외국인 강사 5명, 외국 방송기자 1명 등 13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외국인 강사들은 서울 경기 소재 유명 초등학교 중학교 현직 교사이거나 H어학원 등 유명 영어학원의 강사였다.

경찰에 따르면 2006년 회화지도비자로 입국한 G 씨는 2008년 초 방음벽이 되어 있는 이태원동 소재 한 주택으로 이사한 뒤 여기에 사설도박장을 차리고 외국판 싸이월드인 ‘페이스북(facebook.com)’의 블로그를 통해 일정과 장소를 공지하는 방법으로 도박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1인당 10만 원을 걸고 하는 ‘하이 스테이크’ 포커를 즐기면서 하루 동안 많게는 200여만 원을 썼다.

도박을 주선한 G 씨는 낮에는 S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방과 후에는 일주일에 80만 원을 받으며 초등학생 대상으로 불법과외를 해 도박자금을 마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단속현장에서 함께 잡힌 미국인 D 씨(30)와 뉴질랜드인 A 씨(33)는 각각 H어학원 교재연구원과 경기 B초등학교 영어교사로, ‘해시시’로 알려진 대마수지를 최근까지 흡연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경찰은 잡힌 외국인들 대다수가 상습 도박꾼으로 사설도박장 외에도 서울 H호텔 등 유명 도박장을 일주일에 1회 이상 다닌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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