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리스트’ 김태호 경남지사 소환

  • 입력 2009년 6월 10일 02시 51분


수만달러 전달받은 혐의 조사
‘영장 기각’ 천신일회장 재소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김태호 경남지사를 9일 소환 조사했다. 김 지사는 2007년 4월 25일 미국 뉴욕에서 경남 밀양시 영어도시 유치 사업설명회를 가진 뒤 맨해튼의 한식당 K회관에서 박 전 회장의 부탁을 받은 K회관 사장 K 씨로부터 수만 달러를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소유한 경남 김해시 정산컨트리클럽 인허가 관련 서류를 확보해 김 지사가 골프장 인허가와 관련한 편의를 제공했는지도 조사했다. 검찰은 뇌물수수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박 전 회장과 불법적인 금전거래는 없었으며, 정산컨트리클럽 인허가는 전직 지사 시절에 이뤄진 것으로 나와는 무관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이날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소환 조사했으며 알선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 심리로 열린 1심 공판에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박 전 회장의 변호인은 “박 전 회장이 협심증과 척추 디스크, 복부대동맥류 증세로 내출혈이 생길 경우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며 “지난해 9월 우울증과 자살 충동 증세로 45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구속 만기 시한(21일)까지 선고가 어렵다고 보고 구속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구속집행정지 여부는 검찰 의견서를 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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