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우유 짜고 치즈 만들고 ‘신바람 낙농체험’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경기도내 낙농목장 5곳 ‘밀크스쿨’ 인기

건초주기-음악회-마차타기 등 행사도 다양

“와, 내가 짠 우유로 치즈를 직접 만들어 보니 너무 신기해요.”

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원삼면 사암리 농도원목장 우사(牛舍)엔 건초더미를 젖소에게 먹이는 아이들로 북적였다. 학교 재량휴일을 맞아 이곳을 찾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53명은 생소한 경험에 모두 들뜬 표정이었다. 학생들은 재잘거리며 삼삼오오 뛰어다니고 따라온 부모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어머니와 함께 온 김태형 군(9·초등 2년)은 “젖소를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데 무섭기보다는 귀엽고 예쁘다”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진행된 우유짜기 체험장에서는 내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목장 강사가 ‘매일 생기는 젖을 안 짜주면 어떻게 될까’라고 묻자, 한 학생이 ‘푹 터져버릴 거예요’라고 재치 있는 대답을 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학생들이 한참 젖을 짜니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젖소가 굵은 오줌발을 내뿜자 아이들은 이리저리 도망가기 바빴다. 우유로 직접 아이스크림과 치즈를 만들어 먹어 보고 트랙터를 타고 농장을 견학하는 것으로 아이들은 4시간가량의 체험을 마쳤다.

목장 대표인 황병익 씨(53)는 “아이들은 14만8500㎡의 땅에 펼쳐진 목초지와 나무, 꽃들만 봐도 가슴이 탁 트이는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살다 온 문채은 양(11·초등 4년)의 어머니는 “아이가 어렸을 때 목장을 가 보긴 했지만 직접 우유를 짜보고 젖소를 만져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아주 유익하고 특별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낙농체험을 하는 경기 파주시 모산목장에서는 이날 오후 목장음악회가 열렸다. 23인조 오케스트라가 탁 트인 목장에서 ‘피가로의 결혼 서곡’ ‘그리운 금강산’ 등을 연주했다. 치즈, 요구르트를 비롯해 우유가 함유된 한과, 빈대떡 등을 무료 시식하는 행사도 체험객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이 목장은 지난해 2만여 명의 체험객이 다녀갔다.

소의 해를 맞아 낙농체험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일명 ‘밀크스쿨’로 불리는 이 체험은 경기도와 일선 시군이 2007년부터 축산농가에 사업비를 지원해 만든 낙농목장에서 행해진다. 낙농목장에는 치즈체험실과 유가공 장비, 마차, 체험공방, 요구르트 제조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현재 농도원 목장과 모산목장을 비롯해 화성 진주목장, 포천 아트팜, 이천 와우목장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농도원목장의 경우 지난해 1만7000여 명이 다녀갔는데 올해는 벌써 1만3000명이 찾아 연말이면 3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밀크스쿨은 인터넷 또는 전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체험 내용은 목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젖소 건초주기, 송아지 우유주기, 젖 짜기, 치즈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만들기, 마차타기 등이 마련돼 있다. 비용은 체험종류에 따라 1인당 1만2000∼2만5000원 선이다. 경기도는 밀크스쿨 인기에 힘입어 올해 화성 신하늘목장, 용인 청계목장, 여주 은아목장, 연천 애심목장 등을 지원하고 내년 3곳을 비롯해 모두 12곳으로 확대 개설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밀크스쿨의 낙농체험은 목장 이미지 개선, 축산농가 경영악화 개선, 교육효과가 높은 친환경 낙농 관광 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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