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센터 연행 폭력 피의자 경찰 보는앞서 참고인 살해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가방에 흉기숨겨… 실탄쏴 제압

폭력 사건의 피의자가 경찰 치안센터 내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던 5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자신은 경찰관이 쏜 실탄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진량지구대 압량치안센터에서 노래주점 주인 김모 씨(52·여·대구 수성구 황금동)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회사원 김모 씨(48·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대해 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 씨는 31일 오전 3시 45분경 폭행 혐의로 연행돼 압량치안센터 출입구 쪽 의자에 10분 정도 앉아 있다가 3m 떨어진 책상 앞에 서서 조사받던 김 씨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흉기로 김 씨의 옆구리와 가슴을 찔렀다. 경찰관들은 김 씨가 치안센터 구석에 놓아둔 등산용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를 제지하던 경찰관 1명에게도 김 씨가 흉기를 휘두르자 경찰관은 공포탄 1발과 실탄 2발을 연속으로 쏘았다. 실탄 2발을 오른쪽 허벅지에 맞은 김 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 1명도 김 씨의 흉기에 손을 다쳤다. 당시 치안센터에는 경찰관 3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김 씨는 31일 오전 1시경 경산시 압량면 부적리의 한 노래주점 앞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주인 김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이를 말리던 직장 동료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혐의로 붙잡혀 치안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김 씨가 휘두른 흉기를 압수했다”면서 “현장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 치안센터까지 동행해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수갑은 채우지 않았다. 대기 중에도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은 데다 가방에 또 다른 흉기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산경찰서는 당시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던 경찰관들을 상대로 실탄 발사 상황을 조사하는 한편 김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산=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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