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고교 단일학군 → 5개 학군 변경 ‘진통’

  • 입력 2009년 5월 29일 06시 12분


시교육청 추진에 시교육위 “근거 미약” 제동

울산 지역의 고교 학군제 변경 여부를 놓고 울산시교육청과 시교육위원회가 마찰을 빚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최근 일반계 고교의 학생 배정을 현재의 단일 학군제에서 다(多)학군제로 변경키로 하고 심의를 요청했으나 시교육위는 “학군제 변경 근거가 미약하다”는 등의 이유로 심의를 유보했다.

시교육청은 일반계 고교가 평준화된 2000년부터 실시 중인 단일 학군제를 구 군을 기준으로 5개 학군으로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10학년도 고교 학교군 개정안’을 최근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울산을 동부와 북부, 중부, 남부, 언양특수학군 등 5개 학군으로 분리한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단일 학군에서는 학생들이 다른 구 군 지역으로 이사를 해도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전학을 할 수 없어 민원이 잇따르고 △집에서 먼 학교에 배정받은 학생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점을 학군제 변경 사유로 꼽았다.

이에 시교육위는 임시회에서 “울산의 5개 구 군 학생들의 학교별 선호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다학군제로 변경하면 위장 전입에 따른 전학이 속출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선호도가 낮은 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 결국 폐교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심의를 보류했다. 이에 대해 김상만 교육감은 “선호도가 낮은 학교의 경우 방과후학교 운영 등 학습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교육위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학군 조정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교육위는 시교육청이 다학군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과 문제점 해소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개정안 심의를 하지 않기로 해 학군 조정을 놓고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울산 지역 인문계 고교의 학생 배정은 울산 전역을 단일학군으로 해 희망배정으로 40%를, 나머지 60%는 집에서 가까운 거리 등을 감안해 배정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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