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회장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농성 과정에서 서로 폭행을 당했다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S&T대우, S&T중공업 등 5개 상장사를 비롯해 21개 계열사로 구성된 S&T그룹은 15일 낮 부산 기장군 정관면 S&T기전 사업장에서 최평규 회장 등 임직원 6명이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조합원 20여 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18일 밝혔다. 회사 측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최 회장 등을 둘러싸고 먼저 폭행했고 둔기로 추정되는 물건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임직원들도 허리, 목, 인대에 부상을 입고 입원 치료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주장한 폭행 사태는 최 회장 등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S&T기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시위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에 앞서 금속노조 조합원 180여 명은 하급단체인 S&T기전 현장위원회 대표 신모 씨가 회사 폐쇄회로(CC)TV 파손 및 경영권 침해 문제로 회사의 징계를 받은 뒤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구제신청이 기각되자 13일부터 사내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S&T그룹 임직원은 3500여 명으로 지난해 1조5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며 주로 부산과 경남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S&T기전은 전체 임직원이 60여 명으로 이 중 금속노조 조합원은 23명이다.
S&T기전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불법폭력과 업무방해 행위 때문에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불가능하다며 16일부터 사업장에 직장폐쇄를 단행한 상태다. 또 부산 금정경찰서에 회사 시설보호 요청을 하는 한편 폭력에 가담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소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