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도 안 가보고… 통계청의 엉터리 통계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통계청이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등 통계조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지적을 감사원으로부터 받았다. 감사원은 11일 “통계청이 축산정책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분기마다 공표하는 가축동향조사에서 방문, 면접 등 현장조사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지역의 가축통계조사를 확인한 결과 옛 전북통계사무소(호남지방통계청)는 지난해 12월 전북 김제시 일대의 양계 농가를 현장 방문하지 않고 면사무소의 기초 자료를 그대로 통계시스템에 입력했다. 김제시에서는 AI 발생으로 사육하던 닭을 지난해 4월 모두 도살 처분한 후 10월부터 다시 4만8500여 마리를 새로 기르고 있지만 통계상으로는 기르는 닭이 한 마리도 없는 것으로 처리된 것이다. 옛 광주전남지방통계청(호남지방통계청) 나주출장소도 지난해 3∼12월 전남 나주시 동수동 9개 농가 중 6개 농가를 현장조사 하지 않고 나주시청의 닭 사육 현황 자료를 통계시스템에 입력한 뒤 9개 농가를 모두 방문 조사한 것처럼 처리했다.

또 경기지방통계청 등 5개 지방통계청은 지난해 골프장 건설로 관할 지역의 경지 면적이 62만4668m² 줄었는데도 현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지 면적의 수치가 더 적게 발표됐다. 인구동향 조사에서도 일부 오류가 발견됐다. 감사원이 2006∼2008년 서울 부산 등 11개 시도에서 무연고 사망자 가매장 실태를 파악한 결과 2006년 474명, 2007년 465명, 2008년 419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있었으나 이 수치가 인구동향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같은 조사대상의 통계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2007년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와 광업·제조업조사를 비교하면 전국사업체조사에는 광업사업체가 395개, 광업·제조업조사에서는 375개로 나와 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동아닷컴 인기기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