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이 순간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나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어제만 해도 엄마 품안에 있었던 것 같은데 벌써 중학생이 되어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너의 뒷모습을 보면 ‘다 컸구나’ 싶어 뿌듯함을 느낀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랑 공부하면서 많이 힘들었지? 잘한다고 칭찬하고 격려하기보다 엄마의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한다고 몰아세우고 야단쳤던 걸 생각하니 참 나쁜 엄마였구나 싶다. 그런데도 우리 아들은 “엄마가 가르쳐주신 덕분에 수학을 잘하게 되었다”며 “수학이 재미있다”, “감사드린다”는 말을 했었지. 그때의 미안하고 가슴 벅찬 기분을 너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 글을 통해 전할 수 있어 다행이다.
우리 아들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잘 따라와서 엄마는 늘 고마워. 나이에 비해 너무 일찍 철이 들어 엄마를 가끔 놀라게, 아니 눈물 나게, 안쓰럽게, 애타게 하는 내 아들! 넌 나의 자랑이며, 꿈이며, 내 인생의 긍지란다.
다들 거친다는 사춘기가 와도 엄마인 내가 잘 적응해 우리 아들이 그 시기를 잘 넘기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엄마의 조급함에 영환이가 상처 받을까 두렵다. 조금만 여유롭게 이해하고 용서하면 될 것을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는 엄마가 걱정이구나. 엄마가 조금만 욕심을 버리면 되는데….
요즘 많이 힘들지? 학교생활과 처음 해보는 학원생활을 병행하느라 몸도 많이 아팠지? 그래도 끝까지 버티려는 너의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구나. 중학교 배치고사 결과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서 먹지도 못하고 울던 너를 바라보며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게 너무 마음 아팠단다. 그러면서도 우리 아들이 공부에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은 흐뭇하더라.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단다. 고생스럽더라도 열심히 항상 최선을 다하렴. 아무것도 못 해주면서 공부하라고만 해서 엄마도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우리 열심히 하자. 너는 네 후회 없는 앞날을 위해. 엄마도 네게 부끄럽지 않게 노력할게. 파이팅!!!
From: 2009년 5월 영환이의 친구가 되고 싶은 엄마가
박영미 영재사관학원 평촌본원 중1 정영환 학생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