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檢 성폭력보고서 제출 요구 거부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성폭력 사태 진상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는 검찰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윤웅걸)는 최근 민주노총 관계자에게 “이석행 전 위원장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자 및 성폭력 사건 관련자에 대한 수사에 참고하고 싶다”며 민주노총의 진상규명특별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검찰은 앞서 성폭행 미수 사건의 피해자 A 씨 측에도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으나 “보고서를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는 답변만 들었다는 것.

이 보고서에는 민주노총 간부들이 이 전 위원장의 도피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과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A 씨와 만난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간부들이 A 씨에게 이 전 위원장의 도피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협박이나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면 이는 사건 관련자의 형사처벌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노총이 당초 19일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려던 계획을 검찰의 수사 종결 이후로 미룬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검찰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나중에 새로운 혐의가 드러나면 공소장 내용에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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