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담양 ‘송강 유적지’ 문화마을 변신

  • 입력 2009년 3월 24일 06시 42분


가사문학의 산실인 전남 담양 송강 정철(1536∼1593) 유적지가 후손의 토지신탁으로 생태문화마을로 다시 태어난다. 23일 자연환경국민신탁에 따르면 송강의 16대 후손인 정구선(70) 홍혜미 씨(64) 부부는 담양군 남면 지곡리 지실마을 4만 m²를 국민신탁에 내놓기로 했다.

정 씨 부부가 신탁할 재산은 6·25전쟁 때 소실된 송강의 고택과 송강의 4남인 홍명이 1616년 지은 ‘계당(溪堂)’, 식당과 임야 등 20억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당이 있는 만수동 계곡은 송강이 만년에 머물며 ‘만수명산로(萬壽名山路)’로 부르던 옛길로 경관이 수려하다.

정 씨 부부는 지난해 계당에 보관 중인 고문서 등 4100여 점을 전남대 등에 맡긴 데 이어 문중 재산을 신탁했다. 정 씨는 “400년 넘게 간직한 문화유산이 훼손되고 주변에 투기꾼이 들어오는 현실이 안타까워 개인이 아닌 공유재산으로 온전하게 보존하고 싶었다”며 “가사문학 테마마을을 조성해 모든 사람이 머물고 두루 둘러보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신탁은 정 씨의 뜻에 따라 소실된 고택을 복원해 가칭 ‘송강 문학의 집’으로 꾸미고 자연경관이 뛰어난 임야를 보존해 생태문화마을로 만들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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