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억대 부농’ 990명… 나주시 ‘최다’

  • 입력 2009년 3월 20일 07시 09분


작년 고유가 - 불황 등 악재 뚫고 125명 늘어

“특용작물재배-수출 등 고소득분야 공략 덕”

전남 강진군 군동면 문화마을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윤기현 씨(56)는 과감한 마케팅으로 연간 1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부농이다.

윤 씨는 오동나무 포장을 만드는 등 제품을 고급화하고 전국 유통점을 찾아다니며 홍보에 나섰다. 표고 분말, 슬라이스, 종합세트 등 30여 가지 다양한 상품도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윤 씨는 “생산에만 그치는 농업은 성공할 수 없다”며 “적극적인 마케팅만이 농업으로 성공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전남 진도군 지산면에 사는 채원준 씨(37)는 진도 소포만 간척지에서 친환경농법으로 ‘5색 쌀’을 생산해 연간 1억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서울에서 공고를 졸업한 뒤 직장생활을 하다 10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벼농사를 시작한 채 씨는 전남도농업기술원과 진도군농업기술센터를 발이 닳도록 찾아다니며 영농기술을 배웠다.

채 씨는 “5색 쌀의 천연 색소와 향기, 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재배면적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며 “지금까지 직거래 방식으로만 판매했으나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유가와 농자재 값 인상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남지역 억대 부농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990농가가 1억 원 이상 고소득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865농가에 비해 125농가가 증가한 것이다.

분야별로는 축산업이 533농가(53.8%)로 가장 많았고 식량작물 187농가(18.8%), 채소 108농가(10.9%), 과수 73농가(7.4%), 특용작물 32농가(3.2%), 가공·유통 31농가(3.1%), 화훼 26농가(2.6%) 순이었다.

소득 규모별로는 1억 원 이상 2억 원 미만이 787농가(79.5%)였고 2억 원 이상 3억 원 미만은 112농가(11.2%), 3억 원 이상 5억원 미만 52농가(5.4%),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30농가(3.0%)였으며 10억 원 이상도 9농가(0.9%)였다.

시군별로는 나주시가 120농가로 가장 많고 강진(105농가), 무안(81농가), 고흥(79농가), 영암(64농가)이 뒤를 이었다.

강진군은 2010년까지 200가구의 억대 소득 농가를 만든다는 ‘2010-200계획’을 수립하고 예비 고소득 농업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2007년에 비해 45농가가 늘어났다.

서은수 전남도 농업정책과장은 “특용작물 재배와 수출 확대 등으로 소득창출 분야를 확대한 결과”라며 “고소득 농업인을 희망 메신저나 사례발표 강사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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