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직 유지한채 논란 지속 땐 국정부담”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4분


■ 靑, 韓청장 자진사퇴 가닥

청와대가 ‘그림 로비’ 의혹을 받는 한상률 국세청장을 자진 사퇴시키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한 청장이 직을 유지한 채 논란이 이어질 경우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청장 문제에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정권 실세인 만큼 청와대가 의혹의 ‘대상’으로 지목받으면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 분위기다.

한 청장의 지난해 크리스마스 골프 회동에는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지인들이 참석했고, 이후 식사 자리엔 이 대통령의 동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하다간 ‘친인척 비리’로까지 확대될 소지도 있다.

여기다 한 청장이 전 정권 임기 말에 취임했지만 현 정부에서도 교체되지 않을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일부 실세들과 가깝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림 로비 의혹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교체론과 유임론이 엇갈렸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친인척까지 등장하는 인사 로비 의혹까지 겹치자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국세청장이 각종 로비 의혹으로 사실상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부담이 이 대통령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진 사퇴 후 교체라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 청장을 자진 사퇴하도록 하면서도 진상 규명은 계속 한다는 방침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제일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라며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는데 본인(한 청장)도 아니라고 소명하고, 그렇지 않다는 증언도 나오고 해서 (진상규명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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