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부 반영과목 축소 검토

  • 입력 2009년 1월 7일 03시 00분


올해 전형안 내달 확정… “내신 스트레스 경감” vs “수업파행 우려”

특목고 - 비평준화고 내신 불리 줄어들 듯

서울대가 2010학년도 입학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적반영 교과목 수를 축소하는 등의 내신 반영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6일 “서울대가 고교에서 배우는 전 과목을 대입에 반영함에 따라 학생들의 내신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어 주요 과목 중심으로 반영 과목을 줄이는 방안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울대의 반영 교과목을 다 합치면 100개가 넘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고교 진학지도 교사 등 자문단의 의견도 듣고 다른 대학의 전형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해 11월 ‘2010학년도 입시전형안’을 발표하면서 “현재의 기계적인 (학생부 성적) 적용방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고교 2학년 이후의 성적만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는 내신 반영 방법을 포함해 지난해 확정하지 못한 전형 방법을 중심으로 교내에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2월 중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내신 부담 줄이기=서울대가 내신 반영과목을 줄이려는 것은 내신 반영 방식이 까다로워 학생들의 내신 부담이 크고 특수목적고 등 우수 학생 유치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대 지망생들은 전 과목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전형안 때문에 주요 과목은 물론이고 예체능 과목까지도 높은 등급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대는 과목별 등급을 점수로 변환할 때 등급 간 점수 차가 상대적으로 큰 데다 과목별 원점수가 일정 기준에 못 미치면 0.5∼1.5점씩 감점하기 때문에 내신에서 한두 과목만 나빠도 합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반면에 고려대 연세대 등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인문계), 과학(자연계) 등 주요 교과의 성적을 12개 과목만 반영하고 있다.

내신 과목을 줄이면 특목고와 비평준화 명문고 학생들의 내신 불리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2, 3학년 내신만 반영하는 방안을 확정할 경우 실제 내신 비중은 더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서울대는 201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단계에서 지원 자격으로만 쓰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2단계에서도 20% 반영하기 때문에 내신보다 수능의 비중이 전보다 커졌다.

게다가 서울대는 내신 반영에서 교과수준별 차등점수제를 채택하고 있다. 보통교과 1등급은 8점, 심화교과와 특목고의 전문교과 1등급엔 10점 만점을 부여하고 있어 어려운 과목을 배운 학생들이 유리하다.

∇서울대 움직임에 촉각=서울대는 “주요 과목 중심으로 반영 교과가 줄어들면 일선 고교에서 다른 교과의 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연세대 등은 서울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목고 출신 등의 우수 학생을 대거 서울대로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수능 우선선발 인원 확대 등의 ‘맞불’로 우수 학생 유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도 높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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