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도화지구 재개발 ‘삐걱’

  • 입력 2008년 12월 9일 05시 58분


도개공-SK컨소시엄 ‘공사비 증액’ 갈등

인천대 송도캠퍼스 내년초 개교 무산

인천의 대표적인 도시재생사업인 ‘인천대 송도 이전 및 도화지구 도시재개발사업’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사업 당사자인 인천도시개발공사(도개공)와 SK컨소시엄 사이에 인천대 송도캠퍼스 신축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 3월로 예정됐던 인천대 송도캠퍼스의 개교는 무산됐으며 9월 개교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민단체들은 인천시가 추진하는 ‘공모형 파이낸싱 프로젝트(PF) 개발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낸 사례라며 철저한 검증을 통한 사업시행을 요구했다.

○ 안갯속에 빠진 도화지구 개발사업

도화지구 재개발사업은 남구 도화동에 있는 인천대를 송도국제도시로 옮기고 88만1000m²의 터를 개발하는 사업.

2006년 10월 공모를 통해 SK컨소시엄이 사업을 맡았다. 인천 도개공에 따르면 SK컨소시엄은 민족사관중학교를 도화동에 짓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다른 컨소시엄보다 가점을 받았다.

SK컨소시엄은 인천대 캠퍼스 용지 등에 2011년까지 총 6500채의 공동주택을 짓고 개발이익금으로 인천대 송도캠퍼스 건립과 인천전문대, 선화여상 등을 재배치할 계획이었다.

순수 건축비로 2407억 원에 송도캠퍼스 사업을 맡았으며 2006년 11월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인천대 측의 캠퍼스 성능 개선 요구 등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6월 이후 5개월가량 공사를 중단했다. 그러다 비난 여론이 일자 최근 일부 공정에서 공사를 재개했다.

현재 SK컨소시엄은 당초 사업비보다 2000억 원 이상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도개공은 800억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맞서 공사가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 개발사업 분리 쪽으로 가닥 잡혀

분양가 상한제와 사업 자금 유치가 어려워 도화지구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인천도개공과 SK컴소시엄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개공은 최근 인천대 송도캠퍼스 신축사업과 도화구역 개발사업을 분리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도캠퍼스의 잔여공사는 SK컨소시엄이 마무리하고 도화구역 개발사업은 인천도개공이 맡아 추진한다는 것.

이 경우 도화지구 개발에 따른 시공사를 다시 선정해야 하는 등 사업추진 일정이 상당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송도캠퍼스의 적정 공사비 산정과 사업 계약 해지를 위한 세부 조건 등을 놓고 인천도개공과 민간기업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도화지구 개발예정지에 있는 주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사업지구 안에는 1292가구(세입자 포함 1700가구) 5000여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화 상공인 비상대책위원회 이덕영 위원장은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주민 사이에 인천시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인천도개공이 지난해 12월부터 보상에 들어간다고 밝힌 뒤 1년이 지나도록 진전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도화지구에 집을 갖고 있는 주민들도 “주민들이 소유한 12%가량의 대지에 대해서는 재개발사업을 통해 자체 개발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시와 인천도개공이 도화지구 사업을 분리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도시재생사업이 잘못 추진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인천시내 전체의 공모형 PF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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