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가창오리떼 천국 고천암湖, 자연생태공원으로 재탄생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6시 30분


고천암호는 전남 해남군 황산면과 화산면에 걸쳐 있는 간척지 중앙에 만들어진 300ha의 담수호. 200만 m²에 이르는 국내 최대 갈대밭이 있고 겨울철 기후가 온화해 황새 저어새 등 희귀 조류와 전 세계 가창오리의 95%가 찾아 겨울을 나고 간다.

11월 중순부터 다음 해 2월 초까지 일몰과 일출 때 황홀한 군무를 펼치는 가창오리 떼를 볼 수 있어 탐방객이 많이 찾는다.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고천암에 자연생태공원이 만들어진다.

해남군은 2020년까지 220억 원을 들여 고천암을 자연생태숲과 수질정화식물, 생태관찰시설, 철새탐조대 등이 들어서는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용역을 맡은 전남대 김은일 교수는 보고회에서 고천암의 보전과 효율적 활용을 위해 보전지구와 이용지구로 구분해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천암호를 하천 특성에 따라 담수호와 지류 등 6개 지역으로 구분하고 삼산 어성교 진입부 주변을 활용해 생태공원과 생태학습형 하천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갈대섬 지역에 탐조대와 데크 등 에코센터를 조성해 철새의 휴식과 탐조객 관람이 가능한 지역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조제 주변의 기존 공원과 주차장 일대에 전망대를 설치해 고천암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새의 둥지를 본뜬 조류관찰대도 호안도로 주변에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옥 해남군 환경관리담당은 “최종 용역보고회에서 제시된 내용을 토대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재원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며 “고천암을 사계절 탐방객이 찾는 생태공원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해남군은 2002년부터 철새 도래지 인근 주민과 철새로 인한 농작물 손실을 보상해 주는 생물 다양성 관리계약을 체결해 먹이를 제공하는 등 철새 서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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