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게임 깔아줄게” 동심 유혹한 집털이

  • 입력 2008년 10월 23일 02시 59분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놀이터.

정모(32·무직) 씨는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생 이모(11) 군에게 슬며시 다가갔다. 최신 유행하는 게임 CD를 꺼내 든 정 씨는 이 군이 게임에 관심을 보이자 “집에 가면 게임을 깔아주겠다”며 함께 집으로 갔다.

정 씨는 이 군이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안방 서랍장 등을 뒤져 귀고리 등 215만 원어치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서울 및 수도권 일대의 맞벌이 가정 초등학생을 상대로 11차례에 걸쳐 1250여만 원을 훔친 혐의(상습절도 등)로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뚜렷한 직업이 없어 생활비에 쪼들리던 정 씨는 초등학생들이 게임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준비했다.

정 씨는 “여학생과 달리 남학생들은 게임 CD만 보여주면 의심하지 않고 집으로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 등이 최근 많이 늘었다”며 “특히 집이 비는 낮 시간대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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