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207km ‘자출족’ 전용 도로 만든다

  • 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4분


■ 서울시 “차로 줄여 2012년까지 확충”

자전거 수송분담률

2020년까지 10%로

전용 주차건물 짓고

서비스센터도 조성

《올해 9월 현재 서울시내 자전거 도로의 총연장은 715km.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는 60km에 불과하다. 90%가 넘는 655km는 보행자와 함께 이용하는 겸용도로다. 더구나 247km는 도심이 아니라 한강변이나 지천, 그리고 공원에 설치되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심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려면 위험을 감수하고 자동차와 함께 도로를 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자전거가 당당히 간선도로를 주행하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21일 도심으로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기존 자동차도로의 1개 차로를 없애거나 차선폭을 줄여 자전거용 도로를 만드는 ‘도로 다이어트’ 방식을 통해 2012년까지 207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21세기 도시는 에너지나 환경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자전거가 생활 속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서울이 친환경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마련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계획’에 따르면 시는 우선 청계∼천호축(20.0km)과 시청∼시흥축(17.1km), 시청∼목동축(10.4km), 응암∼세종로축(15.7km) 등 도심으로 진입하는 4개 축에 63.2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다.

또 서울의 동서와 남북을 가로지르는 13개 축에 약 137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해 시내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청계천과 대학로, 고궁과 업무용 사무실이 밀집한 도심지역에는 7km의 자전거 도심 순환망을 구축한다.

시는 아울러 한강변의 자전거 전용도로 폭을 4m 이상으로 늘려 고속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특히 한강과 간선축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연결될 수 있도록 한강 교량 7곳에 2012년까지 자전거 엘리베이터 19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사업으로 현재 1.2%에 불과한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2012년 4.4%로, 2020년에는 10%로 높아질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출퇴근 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은 현재 약 40만 명에서 2012년 150만 명, 2020년 300여만 명으로 늘어난다.

시는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면 승용차 이용 감소와 대기질 개선, 건강 증진에 따른 사회적 비용 감소 등으로 인해 연간 5745억 원에 이르는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자전거 통행량이 많은 노원권역과 송파권역, 여의도권역 등에는 자전거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2012년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자전거 친화타운 12곳을 만든다.

친화타운 내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자전거 신호등과 자전거 횡단보도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2호선 홍대입구역과 3호선 연신내역 등 자전거 보관 수요가 300대 이상인 지하철역 16곳에는 라커와 샤워실을 갖춘 자전거전용 주차건물을 세우기로 했다.

500대 이상의 지하철역 4곳(잠실역, 신도림역, 건대입구역, 시흥역)에는 자전거 보관, 대여, 수리가 가능한 ‘자전거 종합서비스센터’를 조성한다. 또 지하철역 주변에 있는 100대 이상의 자전거 보관시설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도난과 분실을 예방하기로 했다.

시는 대형 쇼핑시설과 공연장 등 다중집합건물의 민간사업자가 승용차 주차면적을 줄이고 자전거 주차시설을 설치하면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혜택을 주는 한편 자전거 통행 우선순위를 긴급자동차 다음으로 조정하는 안을 중앙정부와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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