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묻지마 살인’6명 사망…부상자 장종환씨 증언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9분


“비명소리 듣고 계단 내려갔더니

용의자가 긴 칼 들고 출구 막아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연세SK병원 입원실에서 만난 장종환(29) 씨는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갑작스러운 칼부림에 놀라 팔이 관통당하는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며 몸을 떨었다.

장 씨는 20일 오전 8시 반경 D고시원 4층 자신의 방에서 PC 작업을 하던 중 3층에서 들리는 비명, 유리창 깨지는 소리에 놀라 창가로 뛰어갔다.

장 씨는 급한 김에 휴대전화와 지갑만 챙겨 서둘러 계단을 향해 뛰었다. 당시 4층과 계단에는 아무도 없었다. 계단을 통해 3층에 다다랐을 때 장 씨는 숨이 멎는 듯했다.

마치 쇠꼬챙이처럼 생긴 긴 칼을 든 사람이 고시원의 출구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듯 가만히 서 있었다. 그가 바로 범인 정 씨였다. 정 씨는 온통 검은색 복장에 검은색 고글을 끼고 있어 표정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앞으로 다가온 정 씨는 그의 몸통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장 씨는 무의식적으로 왼팔로 범인의 칼을 막았지만, 워낙 세게 휘두른 탓에 칼은 팔을 관통해 가슴 부근까지 파고들었다. 그는 피가 솟구치는 상처 부위를 꽉 부여잡고 1층으로 뛰어 내려왔다. 범인은 장 씨를 따라오지 않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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