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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일 0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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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야구하자’는 팬들의 염원을 8년 만에 이룬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끝으로 사직구장 홈경기를 마감한 롯데의 홈 관중은 137만9735명. 경기당 평균은 2만1901명으로 지난해보다 81.6% 늘었다. 홈에서 열린 63경기 중 21경기가 매진됐고, 입장 수입만 지난해 34억 원의 두 배가 넘는 72억8750만 원을 기록했다. 구장 광고, 유니폼 판매 등을 합하면 매출액은 100억 원을 훌쩍 넘긴다.
이런 성과는 선수들이 잘 치고, 잘 달려 얻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구장의 진정한 주인인 팬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롯데 구단은 28일 경기 전 이대호, 조성환 선수 등이 참가한 가운데 사직구장 야외광장에서 팬 사인회와 장기자랑 콘테스트를 열었다. 경기 직전에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허남식 부산시장과 함께 롯데의 공식 응원가인 ‘부산 갈매기’를 열창했다. 모처럼의 팬 서비스에 3만 관중은 ‘지상 최대의 노래방’에서 ‘승리의 롯데’를 연호했다.
그러나 이날과는 달리 페넌트 레이스에서 보여 준 구단의 서비스에 팬들은 섭섭함을 감출 수 없다. 롯데 구단은 ‘짠돌이’,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매표소 앞에서 1∼10시간을 기다려도 열성 팬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무것도 없었다. 프로모션 관계로 지정좌석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물 한잔 마실 음용수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화장실은 1970년대를 연상케 한다. 흡연구역이 따로 없어 어린이와 학생, 여성 팬들은 자욱한 담배연기에 시달려야 했다.
오죽했으면 롯데는 마케팅만 있고, 서비스는 없다는 말이 나올까. “있을 때 잘하고, 잘나갈 때 잘하라”는 말을 롯데 구단이 곱씹어야 할 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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