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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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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단어장 큰 도움
어린이신문 구독 효과 만점
○ 낱말 짝짓기와 사전 찾기
초등학교 3, 4학년생은 부모와 함께하는 ‘낱말 짝짓기’ 놀이가 효과적이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 뜻을 알아본 다음 비슷한 말과 반대말, 속하는 말과 포함하는 말 등으로 어휘를 확장시키는 놀이다.
‘사랑’이란 단어를 예로 들어보자. 비슷한 말로 ‘애정’, 반대말로 ‘증오’, 사랑을 포함하는 큰말인 ‘감정’과 관련 어휘인 ‘분노, 비탄, 공포’ 등으로 순차적으로 어휘를 늘려나가면 된다. 새롭게 알게 된 단어를 종이에 적어가면서 낱말 지도를 만들면 어휘력이 자연스럽게 커진다. 낯선 단어를 만나면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는 놀이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사전 찾기 습관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 사전 찾기는 4학년 국어 시간에 배우지만 사전 찾기 연습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ㅒ, ㅚ, ㅝ’ 등 이중모음이나 ‘값, 넓, 몫’ 등 이중자음이 쓰인 단어의 사전 게재 순서를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서울 미양초등학교 이현진 교사는 “전자사전이나 인터넷 사전을 이용하기에 앞서, 종이사전을 찾는 습관을 다져 놓을 필요가 있다”며 “사전 어휘를 어려워하는 저학년생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초등학생용 국어사전을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연세초등국어사전’, ‘나의 첫 국어사전’ 등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어휘나 삽화 등을 이용해 편집된 초등학생용 국어사전이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를 중심으로 의미와 쓰임을 함께 익힐 수 있게 만든 학습서도 많다. 아울북의 ‘초등교과서 단어의 비밀’이나 디딤돌의 ‘교과서 일등어휘’ 등이 대표적이다.
○ 한자학습, 어린이 신문 구독도 효과 만점
어휘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우리말의 특성상 한자학습은 어휘력 향상 효과가 크다. 무조건 한자를 외우는 서당식 공부에 앞서 자녀가 한자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단장’이란 단어를 살펴보자. 한자 표기에 따라 ‘단체의 우두머리(團長)’, ‘얼굴이나 옷차림을 곱게 꾸밈(丹粧)’, ‘짧은 지팡이(短杖)’ 등 의미가 다양하게 변하는 동음이의어를 예로 들어주면 한자학습을 위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상형문자 위주의 기초 한자 50∼200여 개, 고학년생은 기본한자 600여 개 정도를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개별 한자를 외우는 데 그치지 말고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를 직접 써보면서 뜻을 해석해 보면 더 큰 효과가 있다.
평소에 어린이신문을 꾸준하게 읽으면 어휘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어린이 동아’ 같은 어린이 신문은 용어 풀이가 충실해 어휘력을 쌓는 데 좋다. 어린이 신문은 시의성이 있는 배경지식과 어휘를 담고 있어, 부모가 자녀의 질문에 답하거나 도움말을 주기에도 용이하다. 신문 문장은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으면서 앞에서 언급한 용어를 뒤에서 풀이해 주기 때문에 독해력은 물론 쓰기 능력을 키우는 데도 그만이다.
‘초등교과서 단어의 비밀’의 공동저자인 속초 중앙초등학교 김은행 교사는 “시간이 허락되면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 학기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로 단어장을 만드는 것도 좋다”며 “만들 때는 고생스럽지만 일단 완성하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교과서에서 사용된 어휘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자녀의 어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어휘력 향상의 첫 단계다. 자녀의 성적이 크게 떨어진 뒤에야 자녀의 어휘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부모가 적지 않다. 한우리독서논술 이언정 선임연구원은 “표준화된 독서능력 검사를 통해 자녀의 어휘력을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적절한 처방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