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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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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3차례 걸친 심의에 버젓이 통과
교과부 “연구 학교에 수정자료 보낼 것”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사용할 ‘바른생활’ 국정 교과서 개발을 위해 제작된 실험본 교과서의 태극기가 잘못 그려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22일 초등 1학년 2학기 ‘바른생활’ 실험본 교과서를 검토한 결과 모두 4곳에서 태극기의 괘(卦) 위치와 태극무늬 등이 잘못 그려져 있었다.
실험본 교과서의 82쪽에는 ‘나라 사랑하기 놀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집 대문에 걸린 태극기 그림의 태극무늬 소용돌이 방향이 좌우가 바뀌어 있다.
또 83쪽에 나오는 태극기 그림 역시 태극무늬의 소용돌이 방향이 잘못돼 있고,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 가운데 곤(坤)이 빠지고 대신 이(離)가 두 번 들어갔다.
또 학습 목표로 ‘태극기의 모습을 알아봅시다’가 적힌 교과서 76쪽에 등장하는 태극무늬 그림 3개 가운데 2개는 소용돌이 방향이 좌우 반대로 그려져 있다.
이 실험본 교과서는 내년부터 제7차 교육과정 개편에 따른 교과서 개정을 위한 것으로 현재 서울 광주 등의 5개 연구학교에서 학생을 상대로 사용하면서 오류가 있는지 등을 검증하고 있다.
통합교육과정학회와 한국교원대컨소시엄 등이 개발한 이 실험본 교과서는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모두 3차례에 걸쳐 교과서 개정 심의회를 통과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날 “연구학교들이 2주마다 내용 오류 등에 대해 보고하는데 태극기의 모양이 틀린 것에 대해서는 보고가 전혀 없어 교과부도 알지 못했다”며 “올바른 태극기 교육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연구학교에 즉각 수정 자료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제작을 맡은 출판사에도 이 사실을 알려 내년 2월 제작되는 최종 교과서에서는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서 전문가들은 2000년에 현재 초등 1, 2학년이 쓰고 있는 교과서 5종을 개발할 때는 과목별로 31개 연구학교를 운영했지만 이번에는 5, 6개 학교만 지정해 내용 오류 등을 제대로 찾아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보 5월 23일 A11면 참조
초등 1,2년 교과서 졸속개편 우려
연구학교의 한 교사는 “학기 시작 2주 전에 교재를 받아 사전에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가급적 많은 학교에서 사용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