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48세 스파이더 절도범

  • 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4분


장갑 등산화만으로 외벽 타기

강남 빈사무실 26차례나 털어

장갑과 등산화만 착용한 채 26차례에 걸쳐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빈 사무실을 털어 온 40대 ‘스파이더맨’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같은 수법으로 서울 강남 일대 빈 사무실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김모(48) 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 전과 7범인 김 씨는 6월 2일 서초구 잠원동의 한 빌딩 2층에 위치한 사무실에 배관을 타고 침입한 뒤 노트북 컴퓨터, 현금을 비롯해 9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는 등 2006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강남 일대 사무실을 돌며 26차례에 걸쳐 1억18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운동을 통해 단련된 몸매를 가진 김 씨는 별다른 도구 없이 장갑을 끼고 등산화만 신은 채 배관을 타고 자유자재로 오르내렸다”며 “범행에 사용된 도구라고는 잠긴 창문을 열기 위한 드라이버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빈 사무실이 잇따라 털리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물컵, 껌 등에서 채취한 유전자(DNA) 정보를 통해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김 씨는 절도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고급 승용차를 몰며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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