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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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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춘천 태양광발전단지 추진… 지열도 연구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2015년까지 10%로 견인
“바람이 이런 고마움을 주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예전에 대관령은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농사도 제대로 못 짓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풍력발전단지와 연계한 마을축제까지 여는 관광마을이 됐습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2리 이장 함길수(44·농업) 씨는 “풍력발전기가 2005년 처음 마을에 들어설 때 주민들이 ‘마을 환경이 파괴된다’며 도로를 막고 반대까지 했는데 이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선 강원지사가 2001년 대관령 등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대관령과 매봉산 등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돼 전기판매를 하는 등 강원도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에너지 위기는 신성장동력 창출 기회”라며 ‘저탄소 녹색성장’을 강조한 바 있어 정부의 확고한 의지는 강원도 신재생에너지산업 개발에 한층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대관령은 국내 풍력발전의 메카
국내 최고의 고원관광지 대관령 일대는 미래형 청정에너지 생산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대관령에는 현재 660kW급 4기와 2MW급 49기 등 풍력발전기 53기가 가동 중이다.
강원도 풍력발전산업의 선도 역으로 설립된 시범사업단지 660kW급 4기는 지난해까지 1만6215MkWh의 전력을 생산해 11억3300만 원의 전력판매 수익을 올렸다. 2006년 10월 민자 및 외자로 조성된 강원풍력발전단지 49기도 본격적인 전력생산을 하고 있다.
이 풍력발전단지의 규모는 세계 15위이자 아시아 3위, 강릉시 전체 가구의 80∼90%가 사용할 규모의 대형 전력생산단지다. 해발 1000m 대관령 정상에 위치한 방대한 풍력발전단지는 주변경관과 어우러지면서 연간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을 한다.
대관령에는 풍력 신재생에너지 전시관을 비롯해 풍력발전 실증연구단지, 시범사업단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반경 3km 내에 모여 있어 국내 풍력발전의 산 역사장이 되고 있다.
강원지역에는 대관령과 매봉산 등 5곳(규모 113.19MW·65기)의 풍력발전단지가 가동 중이고, 평창 청옥산과 삼척 육백산 등 11곳(규모 273MW·139기)에 새로운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 태양광·지열에너지 사업도 활발
강원남부 영월에는 50MW급, 북부 춘천 붕어섬에는 10MW급의 대형 태양광발전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영월 태양광발전단지 인근에는 97만4000m² 규모의 태양광발전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20개 관련 기업이 유치될 클러스터에는 일부 부품 생산업체가 이미 시제품 생산에 들어갔고 다른 기업도 속속 이전 준비를 하는 등 활기가 넘친다.
특히 영월은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부품 생산원료인 양질의 규석이 생산돼 태양광발전산업의 중심지가 될 좋은 조건도 갖추고 있다. 춘천 붕어섬 태양광발전단지도 공사가 진척되고 있어 곧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척시는 2002년 ‘세계동굴엑스포’ 행사 때 15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설비해 막대한 예산을 절감했다. 지난해에는 도청 주차장(120kW) 등 9곳에 657kW 규모, 올해도 춘천하수처리장(100kW)과 태백시 청사주차장(50kW)에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됐다.
지열에너지 개발 역시 강원도가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강원대에는 지열에너지 연구개발을 전담할 한국지열에너지 기술지원센터가 설립됐다.
2004년 속초의 한 요양원은 전국 최초로 지열에너지 냉난방 시설을 설비해 전국 확산의 계기가 됐다. 속초시 중도문리는 67가구가 태양열 태양광 지열 등 마을단위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인 그린 빌리지(Green Village)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 신재생에너지는 청정 이미지 강원과 딱 맞아
강원도의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 2005년 야심찬 ‘강원도 신재생에너지 개발혁신 기본계획’을 발표한 강원도는 2015년까지 6573억 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10.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강원도는 국내 최대의 이산화탄소 흡수원이라는 유리한 입지를 활용하기 위해 최근 기후변화 대응의 전초기지인 ‘한국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 설립도 준비 중이다.
원주 한라대에는 신재생에너지 실증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연구와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복합발전시스템 연구 및 실증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강원도 청정환경과 유성택(53) 과장은 “풍력 태양광 지열은 청정이미지를 모토로 하는 ‘청정 강원관광’과 딱 맞아떨어진다”며 “신재생에너지를 강원도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시켜 신재생에너지 허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김점수 강원발전硏 기후연구센터장
“강원 81%가 임야… 청정에너지 생산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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