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너무 비싸”…해외 유학 주춤

  • 입력 2008년 8월 17일 19시 59분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해외 유학, 연수비 대외 지급액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해외유학, 연수비 지출이 감소함에 따라 적자폭이 큰 서비스 수지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 유학, 연수비 대외지급액은 22억558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9350만 달러보다 5.8%(1억3770만 달러)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해외 유학, 연수비 대외지급액이 줄어든 것은 2001년(-4.7%)이후 7년 만이다. 또 올해 상반기 감소 폭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35.0%)이후 10년 만에 최대였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해외 유학, 연수비 대외지급액이 10년 만에 처음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대외지급액은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1997년 11억5770만 달러에서 1998년 8억2970만 달러로 큰 폭으로 줄었지만 그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50억980만 달러로 불어났다.

상반기 해외유학, 연수 대외 지급액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는 원화가치의 하락이 꼽힌다. 원화가치가 떨어지자 경제적 부담 때문에 해외유학이나 연수를 덜 보내거나, 보내더라도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송금하는 달러화 금액을 줄인 것. 6월 중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9.27원으로 지난해 6월의 928.32원보다 10.9%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했다.

YBM유학센터 관계자는 "환율 상승 뿐 아니라 항공료 인상 등의 원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해외 유학, 연수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면서 "해외로 영어캠프를 떠나던 학생들도 국내 영어캠프로 눈을 돌리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유학 전문가들은 최근 달라진 대학입시 제도 등도 초, 중, 고교생들의 유학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특목고나 대학의 입시제도에서 영어우수자에 대한 혜택이 크게 줄어 조기 해외유학의 이점이 줄었다"면서 "조기유학 등에 따른 부작용이 널리 알려짐에 따라 무리해서 조기 유학을 보내려는 부모들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류원식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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