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마약원료 공급책 국내서 활개

  • 입력 2008년 7월 5일 03시 04분


경찰 수사관들이 4일 경기 안산시의 한 화학약품공장에서 압수한 ‘무수초산’ 12t을 점검하고 있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최근 헤로인을 만드는 데 쓰이는 무수초산을 한국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밀수출하려 한 일당을 붙잡았다. 연합뉴스
경찰 수사관들이 4일 경기 안산시의 한 화학약품공장에서 압수한 ‘무수초산’ 12t을 점검하고 있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최근 헤로인을 만드는 데 쓰이는 무수초산을 한국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밀수출하려 한 일당을 붙잡았다. 연합뉴스
마약 원료물질을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공급하려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4일 헤로인 원료인 무수초산(Acetic Anhydride) 12t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밀수출하려 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아프가니스탄인 K(47)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5차례에 걸쳐 무수초산 50t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밀수출한 혐의로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한국 국적 소지자 H(42) 씨 등 3명의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무수초산 중간 거래상인 화공약품 도매상 김모(52) 씨 등 4명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5월 말 국내에 입국한 K 씨는 무수초산 12t을 경기 안산시의 한 공장에서 엔진오일로 위장 포장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밀수출하려다 적발됐다.

K 씨는 경찰 조사에서 “탈레반의 심부름으로 무수초산을 아프간 남부 님로즈 지역으로 밀수출해 현지 조직에 넘기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K 씨 외에 H 씨 등이 3월 전에 밀수출한 무수초산 50t 중 상당량은 이미 아프가니스탄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한국을 경유지로 삼아 아프가니스탄에 보내려 했던 무수초산 62t은 헤로인 30t 이상을 정제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경찰은 이들이 무수초산을 밀수출하는 데 사용한 자금이 이슬람권 테러자금의 유통원으로 꼽히는 환치기 조직 ‘하왈라’로부터 조달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영상 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이진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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