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장점거 텐트 퇴거 요청할 것”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23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7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서울시는 서울광장을 무단으로 차지하고 있는 단체에 정식 퇴거를 요청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광장의 훼손된 잔디를 바꾸고 예정된 문화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이들 단체에 퇴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24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대책회의는 “정부의 수입 고시를 앞두고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적극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농림수산식품부에 공개토론 제안서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 앞에서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회원 박모(49·여) 씨가 이날 오후 6시 반경 1인 시위를 하다 보수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씨와 그를 돕던 강모(42) 씨가 찰과상을 입었다.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에서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던 촛불집회 참가자 500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8시 40분경 박 씨 등의 부상 소식을 듣고 여의도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후 9시 20분경 KBS 본관에 도착한 뒤 본관 앞 계단에 앉아 “공영방송 사수”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밤 12시를 넘어서까지 시위를 벌였다.

지방에서는 대구 부산 광주 등 일부 도시에서만 촛불집회가 열렸고 참가자는 도시별로 50∼80명 정도였다.

이에 앞서 서울경찰청은 8일 오전 1시 10분경 종로구 중학동 동십자각 사거리 부근에서 망치로 전경버스 유리창 등을 부순 뒤 버스 안에 있던 소화기를 전·의경들에게 분사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대학생 유모(24) 씨에 대해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팔 보호대를 하고 망치를 휘두르는 유 씨의 모습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유 씨는 누리꾼 사이에 ‘망치남’으로 불렸다.

유 씨는 경찰에서 “비폭력 촛불시위만으로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해 청와대로 가기 위해 경찰버스를 파손했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은 21일 세종로 사거리에서 서울경찰청 소속 여경의 얼굴을 때린 서모(46) 씨를 구속하고 22일 세종로 사거리에서 전경버스에 불을 지르려다 붙잡힌 연모(3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4차례에 걸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국민대책회의 등 시민단체 간부 8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구본진)는 이날 경찰이 여대생을 목 졸라 살해했다는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올린 모 지방지 기자 최모(46) 씨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 씨는 시위 현장에서 호흡 곤란으로 쓰러져 이송되던 서울경찰청 소속 방모 상경을 촬영한 뒤 방 상경의 얼굴을 가린 사진을 ‘여학생 사망설’의 증거라는 글과 함께 올린 혐의다.

한편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시위에서) 과격행위를 주동 또는 선동한 이들은 법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경버스 파손과 경찰관 폭행 등 시위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집회 주최 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길범 경찰청 경비국장은 “그간의 시위로 전경버스 58대가 파손되고 191명의 전·의경이 부상했으며 이 중 중상자도 16명에 이른다”며 “서울경찰청에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경찰청장 “전·의경 폐지 어렵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23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전·의경 폐지 논란에 대해 “전·의경 존치는 치안력과 관련된 문제”라며 “시위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찰력 보완을 위해 전·의경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동아닷컴 객원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