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체세포만으로 배아줄기세포 만들어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7분


박세필 교수팀 특허출원… 윤리논란 비껴가

국내 연구진이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체세포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사진) 교수와 미래생명공학연구소는 “사람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을 가진 ‘유도 다기능 줄기세포(iPS)’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iPS는 면역거부반응이 없고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난자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명윤리 논란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 연구 결과는 20, 21일 건국대에서 열린 한국동물번식학회의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됐으며 국내외에 특허 출원됐다.

이 연구팀은 사람의 피부세포에 4개의 유전자(Oct4, Nanog, Sox2, Lin28)를 주입했고, 이들 유전자는 체세포를 발생 초기 단계인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되돌리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은 “이번에 만든 iPS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배아줄기세포임을 확인했고 신경세포와 근육세포, 간세포 등으로 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사람 iPS는 지난해 미국 위스콘신대 톰슨 박사와 일본 야마나카 박사의 공동 연구팀이 처음 만들어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팀이 사용한 체세포 복제는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해 이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다음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반해 iPS는 단지 유전자 주입만으로 만들어진다.

박 교수팀은 올해 2월 생쥐 체세포로 iPS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 특허 출원만 했을 뿐 논문을 발표하지 않아 공식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본보 2월 2일자 A14면 참조
국내 연구진도 난자 없이 줄기세포 만들어

박 교수는 “생쥐 실험 때보다 더 안전한 유전자를 주입했고, 세포가 실험용기 바닥에 들러붙지 않도록 유도하는 등 미국과 일본 연구팀보다 효율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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