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茶禮(다례)에서 국제매너까지

  • 입력 2008년 6월 20일 07시 27분


대구시, 초등교 5곳에 체험센터… 부모와 함께 교육

“2011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대회 때 지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세련된 매너를 보여줘야죠.”

대구 북구 동천동 북부초교 6학년 유근우(13) 군은 19일 “예절 교육을 받아 보니 친구 사이에도 지켜야 할 게 참 많은 것 같다”면서 “우리 학교에서 배운 예절로 멋진 남자가 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초 이 학교 2층에 마련된 예절교육체험센터에는 다례(茶禮)와 같은 전통 예절을 비롯해 한식 및 양식 예절, 공항 입출입 예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방이 4개 있다.

전교생 1000여 명이 학급별로 날짜를 정해 전문 강사 및 학부모 도우미와 함께 전통예절과 국제매너를 배운다.

상설 체험센터여서 한복 바르게 입기와 차 마시기, 손님 맞이하기, 어른 말씀에 귀 기울이기, 지하철 바르게 타기, 전화 에티켓, 인사하기, 공연 관람 바르게 하기, 외국인 가정 방문하기 등 국내외의 생활 예절을 거의 모두 익힐 수 있다.

6학년 양영해(13) 양은 “나라마다 예절이 다른 것도 있고 비슷한 것도 있어 공부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북부초교는 20일 신상철 대구시교육감을 비롯해 학부모 등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예절교육체험센터 개관식을 정식으로 연다.

대구시교육청은 이 학교를 시작으로 시지(수성구 매호동), 달성(서구 원대동), 장동(달서구 장기동), 죽곡(달성군 다사읍) 등 5개 초등학교를 ‘예절교육 중심학교’로 선정해 체험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예절교육 중심학교는 해당 학교뿐 아니라 주변의 학교까지 연결해 운영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예절교육체험센터를 활용해 연간 1만8000명가량의 학생이 예절공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체험센터는 학부모가 참여해 가정교육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것이 장점.

북부초교에서 학부모 도우미로 활동하는 박순열(39·여) 씨는 “집에서 예절을 잘 가르쳐야 하지만 형편이 쉽지 않다”며 “아이들을 지도한다기보다는 함께 예절공부를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신호성(55) 교장은 “예절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시범운영을 해 보니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학교와 가정에도 윤기가 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초등학생의 예절교육에 신경을 쓰는 것은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정병우 장학사는 “최근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절교육에 대한 만족도와 필요성이 가장 높았다”며 “대구의 20만 초등학생이 모두 바른 예절이 몸에 배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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