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마비… 항만 마비…

  • 입력 2008년 6월 17일 03시 04분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영종하늘도시 개발사업장에서 16일 공사가 중단됐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기계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굴착기가 완전히 멈췄다. 인천=이훈구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영종하늘도시 개발사업장에서 16일 공사가 중단됐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기계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굴착기가 완전히 멈췄다. 인천=이훈구 기자
화물연대 파업 나흘째인 1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실어 나를 컨테이너가 없어진 부두 내 운반용 차량들이 줄지어 멈춰 서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화물연대 파업 나흘째인 1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실어 나를 컨테이너가 없어진 부두 내 운반용 차량들이 줄지어 멈춰 서 있다. 부산=변영욱 기자
▼공사 마비▼

판교택지지구 등 개점휴업 “잘 버텨야 2, 3일”

골재 운반할 트럭 없어 도로-다리공사도 차질

전국의 주요 공사 현장은 16일 시작한 건설기계노조의 총파업으로 ‘개점 휴업’ 상태가 됐다.

자재와 흙을 실어 나르던 덤프트럭이 일제히 시동을 끄면서 터 파기를 시작한 아파트는 물론 고속도로와 산업단지 공사가 대부분 차질을 빚고 있다.

▽한산한 공사현장=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 근처 택지개발 1공구 현장.

평소 같으면 수십 대의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골재를 실어 나를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은 현장을 오가는 덤프트럭이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집회에 참석한 노조원의 차량 10여 대만이 임시 주차장에 나란히 서 있었다. 차량마다 ‘가자, 총파업으로’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굴착기 3, 4대가 터 파기 대신 현장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청업체 인부는 일손을 놓은 채 휴게실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현장에는 흙과 암석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열병합 발전소를 이곳에 지으려면 8월까지 용지 조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시공사인 S건설 관계자는 “실어 나를 트럭이 없으니 다른 일을 진행할 수가 없다. 2, 3일이야 버티겠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공정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12일부터 철근 등 자재 반입이 전면 중단된 데다 덤프트럭이 운행을 멈춰 ‘이중고’를 겪고 있다.

동판교에서 18층짜리 아파트 12개 동을 짓는 A 건설사는 “공정이 절반을 약간 웃돌고 있는데 파업이 길어지면 판교신도시 대부분의 아파트 공사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공사는 소형 트럭을 이용해 철근과 시멘트를 운반하는 자구책까지 마련했다.

다른 시공사 관계자는 “판교에서만 100여 대 정도가 파업한 것으로 안다. 지난달 중순 30만 원 안팎이던 일당을 4만∼5만 원씩 인상했지만 총파업이라 작업을 중단했다”며 허탈해했다.

▽국책사업도 차질=인천경제자유구역 등 국책사업뿐 아니라 도로와 다리 등 기반시설 공사도 차질을 빚기는 마찬가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공구 공사 등 인천경제청이 관리하는 경제자유구역 내 9개 공사현장 가운데 8개 현장의 공사가 중단됐다.

부산 해운대구와 울산을 30분대에 이어줄 부산∼울산고속도로 공사 현장도 덤프트럭 70여 대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도로 평탄, 성토, 절개지 깎기 작업이 멈췄다.

부산울산고속도로㈜ 관계자는 “철근 공사, 골조 조립, 배수 작업만 할 뿐 덤프트럭이 필수인 모든 토목 공사는 중단됐다. 덤프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12월 예정인 고속도로 준공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탕정산업단지인 충남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의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8라인 공장과 사원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도 작업하는 모습을 찾기는 힘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비를 2, 3일 후 다시 투입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장기화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부 소속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건설장비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광양항 컨테이너 배후단지, 여수 율촌산업단지, 광양∼전주간 고속도로, 여수∼순천간 자동차전용도로 등 도로 공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훈구 기자

▼항만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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