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리와 사고]LEET 예비시험 논술

  • 입력 2008년 6월 9일 03시 01분


‘내공’ 한눈에 드러나는 적용발전형 … 고득점의 승부처

LEET 예비 시험 논술에서는 마지막 문항에 적용 발전형 문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적용 발전형 문항은 다른 문항과는 달리 정답의 범위가 좁지 않습니다. 자신의 견해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열린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제시문(가)와 (나)를 활용하여,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조건에 맞게 논술하시오.’ (예비 시험), ‘위 제시문 (마)와 (바) 각각의 관점에서 지역할당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하고, 이러한 논거의 적절성에 대하여 구체적 사례를 들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예비시험 자료) 등의 문제가 출제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견해를 마음껏 쓸 수 있긴 하지만 아무런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시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건을 부가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예비시험의 경우도 다음과 같은 조건을 구체적으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1. 제시문 (가)와 (나)에서 시민의 재판참여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논거를 이끌어 낼 것.

2. 이 논거에 대한 평가를 포함할 것.

적용 발전형 문항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예비 시험을 기준으로 한다면 최소한 세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적는 열린 문제이지만 제시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입니다. 제시문에서 끌어낸 내용을 글 속에 포함시키도록 조건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시문을 이해, 분석하는 능력, 이로부터 적절한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 추론능력, 이끌어 낸 것을 주어진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적용능력을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셈입니다. 물론 문제의 초점은 적용 능력 쪽에 있지만 적용할 내용을 잘못 파악하면 뿌리가 튼실하지 않은 나무처럼 부실한 답안이 됩니다.

제시문 내용을 주어진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평가 대상으로 설정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반적 법이나 규칙을 다양한 현실 상황에 적용하여 판단하는 것은 법률가가 일상에서 해야 하는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작업입니다. 법률가로서의 기본 소양을 평가하는 LEET 논술의 평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제시문 내용을 구체적인 상황이나 문제에 적용해 보게 하는 문항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 ‘과정 중심 평가’의 성격이 있습니다. 자신의 견해를 쓰도록 하지만 조건을 통해 글을 구상하는 과정과 그 내용을 답안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비시험 문항이 다루는 주제와 관련해 봤을 때, 자연스러운 글은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자기 견해를 밝히고 합당한 근거를 조목조목 드는 것입니다. 실제 문항은 조건을 주어 제시문에서 찬성 혹은 반대의 근거를 이끌어내고, 또 이 근거가 적절한지 평가하는 사고 과정 자체를 글로 쓰게 하고 있습니다. 논술 시험은 이런 사고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므로 사고의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까지 글로 쓰게 하는 것입니다.

셋째, 제시문을 이해하고 논증을 분석 평가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의 창의력을 평가하는 문제입니다. 물론 이때 창의력은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다각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나름의 생각을 제시할 수 능력을 말합니다.

창의력까지 평가한다는 점에서 적용 발전형 문항은 요약 종합형 문항이나 논증 평가형 문항에 비해 평가 영역이 넓고 평가 요소도 많은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의 두 문제에 비해서 채점 시 점수 차를 더 벌릴 수 있고, 특히 우수한 소수의 학생을 골라내기에 적절한 문제입니다. 예비 시험에서는 논증 평가형 문항보다 적용 발전형 문항이 더 평이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용 발전형 문항에서 얼마나 창의적인 답안을 쓰느냐가 소수 우수 학생에 포함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런 특징 외에도 적용 발전형 문항에서는 긴 글을 답안으로 쓰기 때문에 전체 내용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교수·의사소통교육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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