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첫 구속자 나올수도

  • 입력 2008년 6월 2일 20시 52분


경찰은 1일 거리 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시위 참가자 중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는 3,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적선사거리와 동십자각사거리에서 경찰을 폭행하거나 경찰버스를 파손한 사람에게 영장을 신청하는 것을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1차 출석 요구서를 보낸 시위 주도 단체 관련자 10명이 출석 기한인 2일까지 출석하지 않음에 따라 "5일까지 출두하라"는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경찰은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거리시위 현장에서 78명을 연행해 이 중 환자 1명을 석방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545명을 연행해 211명은 불구속입건하고 21명은 즉심에 회부했다. 또 14명은 훈방하고 299명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 중이다.

한편 1일 새벽 경찰의 시위대 해산 과정을 찍은 동영상 속에서 경찰에게 짓밟힌 여성은 서울대 국악과 2학년 이나래(21·여) 씨로 밝혀졌다.

이 씨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기자들을 만나 "오전 3시경 경복궁 주차장 동십자각 근처에서 시민들과 경찰의 대치 중 살수차가 2, 3차례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쏘자 사람들이 10m 정도 밀려나갔다. 정신없는 상황에서 전경 한 명이 머리채를 끌어내 바닥에 내동댕이치더니 발로 머리를 밟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한번만 더 밟히면 정말 죽겠구나'하는 생각에 차 밑으로 들어갔다"며 "버스가 갑자기 움직여 빠져나왔는데 다시 전경이 머리채를 붙잡고 끌어내 더 심하게 밟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가 폭행당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전경부대를 상대로 감찰 조사를 벌인 뒤 관련자에 대해서는 징계, 인사조치, 사법처리 등을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를 폭행한 경찰은 모 전경기동단 소속으로 밝혀져 해당 부대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조사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정부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수백 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정부 여당의) 정책연대 파트너이자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지만 정부 당국이 강경대응과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더는 묵과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

황장석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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