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전투를 앞두고 잠시 움츠리는 형국? 패러다임 변화?

  • 입력 2008년 5월 1일 19시 28분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제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민주노총이 1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개최한 '118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가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준법 집회와 행사로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끝나곤 했던 지난해까지의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전문가들은 "노동계가 과격한 투쟁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경영학) 고려대 교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국민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과격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정 갈등이 빚어질 때 여론의 방향이 중요하므로 큰 전투를 앞두고 잠시 움츠리는 형국이라는 뜻.

다른 전문가는 "노동계가 노무현 정부 때 많이 욕심을 부렸다면 이제는 타협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변했다. 새 정부 초기 무리하게 행동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정부의 제지를 받을 수 있어 노동계가 조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기택(경제학) 중앙대 교수는 "옛날처럼 과격하게 투쟁해서 목적을 달성하던 시대가 아닌데다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정부가 출범하면서 노동운동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의 박영삼 대변인도 "노동절이 항상 집회나 투쟁의 구호로 넘쳐나야 한다는 인식이 노동계 내부에서도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올해뿐만 아니라 예전에도 경찰과 협의한 내용대로 집회를 해왔다. 다만 과거에는 경찰이 집회를 과잉통제하면서 충돌을 유발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앞으로도 집회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민 참여는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집회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