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수능 문제유출 의혹 학원강사 출제위원과 통화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경찰, 휴대전화 추적 확인

서울시교육청의 모의고사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학원강사 유모(43) 씨가 출제위원 합숙장소 부근에서 합숙 중이던 출제위원과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5일 유 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한 결과 유 씨가 1월 출제위원 합숙장소 부근에서 합숙 중이던 조모 출제위원과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씨가 합숙 장소인 콘도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조 위원과 몇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조만간 유 씨를 불러 서울 송파구에 사는 유 씨가 경기 양평군까지 간 이유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모의고사 출제위원 400여 명은 1월 15일부터 7박 8일 동안 양평군 H콘도에서 합숙하며 문제를 출제했다.

이에 대해 유 씨는 출제위원 합숙기간 중 조 위원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집에서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소 자동차 동호회 활동으로 많이 돌아다녀 그날 (양평에) 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 씨와 조 위원이 합숙장소 부근에서 문제를 주고받기 위해 통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통화 내용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또 문제 유출의 대가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 씨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중 7개 금융기관에 계좌 추적을 요청해 몇몇 은행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하고 있다”며 “유 씨가 일선 고등학교의 내신 시험문제를 유출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 씨의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를 끝낸 뒤 서울시교육청의 문제 관리와 출제위원 관리 실태에 허점은 없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영상 취재 : 김재명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