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 세계 최강서 상습 절도범으로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3분


프로게이머의 인생 유전

세계 정상에 섰던 프로게이머가 승부의 세계에서 밀린 뒤 상습 절도범으로 전락했다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빈 사무실에 들어가 캠코더 등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전직 프로게이머 이모(24) 씨에 대해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06년 9월 동네 후배(22)와 함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S아파트 1층의 광고회사 창문을 깨고 들어가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등 1850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인터넷을 검색해 유리창을 소리 나지 않게 부수는 방법을 익힌 뒤 불이 꺼진 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그는 아마추어 선수였던 2003년 세계 최대 게임축제인 ‘월드사이버게임스(WCG)’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8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프로게임단 ‘칸’에 입단한 뒤 프로게이머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8개월 만에 그만뒀다.

이 씨는 이후 2005년 7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학교에 몰래 들어가 휴대전화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택시 운전사를 폭행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상해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경찰에서 “잠을 줄여가며 하루 14시간 이상 연습에 매달렸지만 성적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털어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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