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물려주고…물려입고…교복나눔 ‘희망 쑥쑥’

  • 입력 2008년 2월 21일 07시 48분


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교복 나눔운동이 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복 물려주기 장터를 마련하고 자치단체에서는 사랑의 교복 기증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복 장터=광주YMCA와 교육소비자문제연구원은 19일부터 광주 금남로 광주YMCA 2층 무진관에서 ‘교복 물려주고 물려입기 청소년 녹색장터’를 열고 있다.

행사장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기증한 26개 중고교 교복 300여 벌이 진열돼 있다. 값이 일반 교복의 10% 선인 2만∼2만5000원(동복 기준)으로 싸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3일까지 계속되는 행사의 수익금은 광주YMCA의 ‘녹색소비운동’ 기금으로 쓰이고 일부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는 데 사용된다.

광주YMCA 시민중계실 장참샘 간사는 “시중에서 30만 원 안팎인 교복 가격의 거품을 빼고 청소년들에게 절약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녹색장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 일곡동주민센터와 부녀회는 22, 23일 동사무소 앞에서 2년째 ‘교복 아나바다 장터’를 연다.

▽교복 기증 운동=전남 목포시는 중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교복을 기증받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신입생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교복 물려 입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는 30여 개 중고교와 주민센터를 통해 교복을 기증받고 있다. 또 공무원들이 중고교 졸업식장에 나가 홍보전단을 나눠주고 즉석에서 교복을 수거하고 있다.

올해 목포에서 중고교에 입학하는 저소득층 자녀는 560여 명. 시는 500여 벌의 교복을 기증받아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세탁과 수선한 뒤 원하는 학생들이 가져가도록 할 방침이다.

강충종 목포시 주민생활지원과장은 “교복 한 벌 값이 20만 원이 넘어 중고교생 자녀를 둔 저소득층 가정에 부담이 만만치 않아 이 운동을 벌이게 됐다”며 “반응이 좋아 현재 600여 벌을 기증받았다”고 말했다.

▽교복 대물림 활발=일선 학교에선 교복 대물림이 활발해 새 학기 학부모의 고민거리를 덜어주고 있다.

2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시내 중고교 중 지난해까지 교복 물려주기를 실시한 학교는 전체 141곳의 88%인 124곳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신설 학교처럼 교복 대물림이 불가능한 학교는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에서는 모두 교복을 물려 입도록 지도하고 있다

교복 대물림이 졸업식의 행사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이 된 학교도 있다. 광주여고는 2003년부터 졸업식 후 강당 한쪽에 선배들의 교복을 전시해 두고 후배들이 가져갈 수 있게 했다.

노창수 광주여고 교장은 “매년 60∼70벌의 헌 교복이 재활용되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선후배 간 정이 돈독해지고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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