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쉰,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 입력 2008년 2월 21일 07시 31분


박진화씨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3년만에 졸업 영광

“늦게 대학에 진학한 탓에 남보다 외국어 실력이 떨어져 1학년 때부터 영어와 한자 공부를 꾸준히 했지요. 또 강의내용을 잘 정리한 뒤 시험 때 적극 활용했을 뿐 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를 3년 만에 졸업하는 데다 단과대학 수석 졸업이라는 영예까지 차지한 박진화(50·여·사진) 씨는 20일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22일 열리는 대구대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쓰게 된다.

그는 2005년 대구대에 입학한 지 6학기 만에 졸업학점(140학점)을 모두 이수하고, 평점평균 4.38점을 받아 사회과학대학의 수석 졸업자로 선정됐다.

그는 “주위에서 ‘늦게 대학에 들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해 오기가 생겨 공부를 열심히 했으며 1학년 1, 2학기 전 과목 학점을 4.5점 만점을 받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생활 중 컴퓨터 자격증(워드프로세스 1급, 컴퓨터활용능력 2급)을 땄고, 지각이나 결석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는 “1학년 ‘만남의 행사’에서 같은 과 학생들이 나이 많은 나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해 의논한 뒤 ‘이모님’이라고 부르며 다가와 줘 어렵지 않게 캠퍼스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입 검정고시를 거쳐 1978년에 대구의 경희여상(현 경상여고) 야간반을 졸업한 그는 당시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 입사한 후 2000년 퇴직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그는 퇴직 후 2005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에서 학교장 추천 입학전형을 통해 대학에 합격했다.

그는 “내 얘기가 신문기사가 되겠느냐”며 마냥 어색해하기도 했다. 그는 대구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정책을 전공할 계획이다.

박 씨는 “가능하다면 학업을 계속해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라며 “나이가 많기에 교수는 어렵겠지만 누군가를 가르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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