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무안-영광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 입력 2008년 1월 9일 02시 57분


타르 덩어리 조류타고 전남 청정해안으로 몰려

김 양식장 등 2만2000여 ha 피해… 갈수록 늘어

충남 태안군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로 생긴 타르 덩어리가 전남 서해안으로 밀려들면서 어장 피해가 눈 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남도는 8일 김 양식장 피해가 심각한 신안 무안 영광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주도록 해양수산부와 소방방재청에 건의했다.

▽피해 실태=타르 덩어리가 유입된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이날까지 어장 2만2185ha에서 피해가 생겼다. 추가 조사에 따라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

김 양식장 피해는 신안 6887ha, 무안 778ha, 영광 164ha 등 모두 7829ha로 전남 전체 김 양식장 4만6000여 ha의 17% 수준이다.

타르 덩어리와 함께 떠내려 온 흡착포가 그물망과 지지대에 달라붙거나 김 엽체를 스치면서 피해액이 300억 원대로 추정된다.

낙지 감태 바지락 등 갯벌에 정착하는 수산물을 채취하는 마을어장 피해도 1만4356ha에 이른다.

전남도 관계자는 “어민들이 자체 조사한 증거자료를 첨부해 피해대책위원회에 접수를 시키면 전문기관의 조사를 거쳐 손해액을 산정한다”며 “현재는 피해 면적만 집계할 뿐 구체적인 액수를 내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피해 원인=전북은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난 충남과 맞닿아 있지만 100여 km 떨어진 전남의 피해가 더 큰 이유는 서해의 조류와 풍향, 입지여건 때문이다.

전북에서 수거한 타르는 182t으로 전남(1243t)의 14%에 불과하다. 타르로 피해를 본 어장 면적도 전북은 1000ha에 그쳤다.

전북도는 “도내 서해안 조류가 외해 쪽인 남서 방향으로 형성돼 있는 데다 해안선이 내륙 쪽으로 깊숙이 파인 만 형태여서 남하하는 타르 덩어리가 해안으로 밀려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타르가 이동하는 곳에 주요 어장이 없었고 전북 도내 최대 어장인 고군산군도는 방축도∼말도∼횡경도가 병풍 역할을 하며 안쪽 어장으로의 타르 유입을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전남은 해남반도가 외해 쪽으로 돌출돼 타르가 대거 유입됐다.

한국해양연구원 이문진 박사는 “직선을 그어 보면 태안으로부터 90도 남방에 전남 해남반도가 있어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남하하는 타르는 당연히 해남반도에 부딪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르는 계속 남하하고 특히 폭풍이 불면 해저에 가라앉은 타르가 떠오르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그 피해 역시 전북보다는 전남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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