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 출제비중 껑충 첫째도 둘째도 통합사고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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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지역 외고 입시… 작년과 비교해보니

7일 실시된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 일반전형을 마지막으로 2008학년도 서울 및 경기지역 외고 입시 전형이 모두 마무리됐다.

올해 외고 입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서울과 경기 지역 모두 교과서 출제 비중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또 올해부터 서울지역 외고 입시에서는 수리 문제 출제가 금지됨에 따라 통합사회 과목이 합격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여전히 수리를 중심으로 한 창의사고력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단순 수리계산 위주에서 벗어나 평소 생활 속 소재를 바탕으로 수학적 해결 능력을 묻는 문제가 다수였다.

○ 서울은 통합사회 비중 높아

서울지역 외고의 경우 통합사회가 특별전형에서는 언어(39.0%) 다음으로 높은 37.3%가 출제됐으며, 일반전형에서는 42.1%로 언어보다도 높았다. 지난해에는 통합사회 출제 비중이 전체의 5.9%에 불과했다.

통합사회 문제는 대부분 교과서 내용 위주로 출제됐으며, 지리 일반사회 경제 국사 등 중학교 전 과정의 내용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로 수험생의 체감난이도가 가장 높은 영역이었다.

수험생이 가장 어려워한 문제 가운데 하나가 주어진 상황에서 기회비용을 산출하는 경제관련 문제였다. 이 밖에 헌법재판소의 권한, 수요 공급에 관한 문제, 우리나라 공업지대와 미국 공업지대의 공통점 찾기 등의 문제가 나왔다.

언어는 4문제 중 3문제가 교과서 지문을 제시해 수험생들이 비교적 친숙하게 느꼈다. 나머지 1문제도 교과서와 연관된 내용이 출제됐다. 하지만 문제가 까다로워 정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 경기는 수리 더욱 강조

경기지역 외고 학업적성검사에서는 창의사고력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는 응답이 많았다. 게다가 단순 수리계산 위주에서 벗어나 조건이 장문으로 주어지는 ‘문장형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문장형 문제의 경우 지난해에는 조건을 정확히 해석하면 비교적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으나 올해는 풀이 과정에서도 복잡한 수리계산이 필요해 수험생의 체감난이도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또 평소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사안에 대해 수학적으로 해석하는 연습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문제의 형식이나 주제도 다양했다. 해리포터의 마법의 지팡이를 한 번 사용할 때마다 특정 길이만큼 작아진다고 할 때, 특정 길이가 되도록 하는 지팡이 사용 횟수를 묻는 문제,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국내 유가의 변동을 구하는 문제 등도 나왔다.

언어는 전체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 형태의 문제로 출제됐으며, 작년과 비교해 다소 쉬웠다는 평가다. 중학교 생활국어의 맞춤법,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 등을 활용한 문제가 작년에 비해 늘어났다.

○ 영어 듣기는 비교적 쉬워

서울의 경우 한영외고는 매년 30문항 중 5문항 정도를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로 출제했으나 올해는 비교적 쉬운 문제만 나왔다. 작년에 어려운 어휘를 냈던 이화외고도 올해는 지문의 길이가 짧아지고 어휘 수준도 낮아졌다는 평가다.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는 지난해와 수준이 비슷했다. 하지만 서울외고는 작년보다 어휘도 어렵고, 여러 교과를 아우른 통합교과형 문제를 일부 출제했다.

경기지역 외고는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가 올해 영어듣기 55문항 가운데 20문항을 사실상 독해문제로 출제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밖의 외고 영어 듣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서울, 경기 지역 모두 중학교 교과서를 중심으로 과목별 통합사고 능력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출제 경향은 최근 대학입시 출제 경향과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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