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가 수업중 ‘나쁜아이’ 투표시켜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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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목된 어린이 충격에 등교못해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시간 중에 학생들에게 ‘나쁜 아이’ 뽑기 투표를 시키고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부산 금정구 D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4학년 B(54) 교사는 지난달 말 도덕교과 공중생활 배우기 시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를 뽑는 투표를 실시했다. 무기명으로 이뤄진 투표에서 학생들은 나쁜 아이와 착한 아이 항목에 같은 반 학생의 이름을 적은 쪽지를 B 교사에게 제출했다. 이어 B 교사는 나쁜 아이로 24표를 받은 C군과 착한 아이로 5표씩을 받은 다른 어린이 두 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나쁜 아이로 지목된 C군은 충격을 받아 최근 등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의 아버지는 “학생을 보호해야 할 교사가 오히려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을 부추긴 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투표를 원했고 결과 공개도 요구해 빚어진 일”이라며 “교사가 특정 학생에게 감정을 갖고 한 일이 아닌 만큼 수업 중 빚어진 실수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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